“어리석은 사람을 뜻하는 우리말, 바보의 어원은 ‘밥보’이다. 우리 조상들은 밥 먹는 일, 즉 몸 잘되는 욕심에만 집중하는 사람을 두고 어리석다고 한 것이다.”(이기동)

“부르주아 사회의 발전이 ‘주민의 상당 부분을 세상사에 무관심한 농촌 생활에서 떼어내었다’는 구절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 마르크스가 농촌 환경에 대해 도시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경멸 — 뿐만 아니라 무지 — 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재미있는 이 독일어 구절 dem Idiotismus des Landlebens entrissen을 실제로 분석해보면 Idiotismus는 ‘우매함’이 아니라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좁은 시야’나 ‘더 넓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이는 그리스어 idiotes가 가진 본래의 의미를 반영하는 것인데, 이 단어로부터 현재 쓰이는 idiot나 idiocy의 의미가 파생되었다: 자신의 사적인 일에만 관심을 가질 뿐 더 넓은 공동체의 일에는 무관심한 사람. 1840년대 이후 몇 십년이 지나면서 — 그리고 마르크스와는 달리 구성원들이 고전에 대한 교양이 없던 운동 속에서 — 본래의 의미는 증발되었고 오독이 일어났다.”(Eric Hobsbaw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