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야당이 없으면 어떤 정부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벤저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 1804~1881)의 경고다. 대처 정부는 대처 혁명의 상승세 속에서 인두세를 밀어붙이다 좌절했고, 잇단 선거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라크침공을 감행했던 블레어 정부는 재앙을 맞았으며, 노동당을 항구적 불구로 만들려는 메이의 시도는 코빈과 그 지지자들의 역풍을 맞았다. 모두 여론의 흐름을 과신한 오만이 빚은 참사였다. 외부의 적이 사라지면, 정권은 종종 스스로 최악의 적이 된다. 뭉텅뭉텅 다가온 여론은 또 그렇게 달아나는 법이다. 야당이 빈사상태면 억지로라도 일으키고 살려야 한다.(고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