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대하는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은 은혜의 그릇을 넓히는 제련이다.
통회하는 마음에는 즉각적인 성령의 붙드심이 있으나 상한 마음은 본질적으로 영혼의 변화가 아니라 정서적 변화에 가깝기 때문에 쉽게 타락의 정서와 손잡을 수 있습니다.(193) 비유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딱딱하게 얼어 버린 냉동 식품을 전자 레인지에 잠깐 가열하였다가 꺼내면 식품의 겉은 잘 익어 김이 모락모락 나서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막상 그 음식을 깨물면 돌덩이 같은 얼음이 씹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식품을 다시 밖에 내놓으면 안에 있는 차가운 냉기로 녹았던 겉 부분까지 다시 얼어붙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194) 16세기에 영국의 종교개혁을 지지하다가 화형당한 존 브래드포드John Bradford는 자기의 죄를 고백할 때에 자신이 고백하는 죄 때문에 마음이 파산 상태를 느끼기 전까지는 결코 죄의 고백을 끝내지 않았다고 합니다.(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