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을 고치는 방법은 자명하다. 학종의 부정적 측면을 축소하고, 긍정적 측면을 확대하는 것이다. 학종의 부정적 측면을 축소하려면 학생부에서 경시대회와 자격증·인증 기재란을 폐지하고, 소논문은 금지하거나 정밀하게 규제해야 한다. 아울러 선진국 대비 지나치게 많은 학생부 기재 요소를 줄여 교사 부담을 줄여야 한다. 학종 초기에는 지원자가 많지 않아 교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지원자가 늘어 교사 업무가 과중한 상태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 측이 면접과 자기소개서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는데, 만일 학종의 문제점을 면접과 자기소개서 정도로 국한해서 이해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다. 학종의 긍정적 측면을 확장하려면 교과영역의 비중을 높이고 수업·평가 혁신을 위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 교사가 신학년 1주일 전에야 담당 학년·과목을 배정받는 어처구니없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 이래서는 수업과 평가를 제대로 ‘기획’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공립고보다 사립고를 선호하는 원인을 잘 살펴보면 상당수 사립고에서 신학년 2~3개월 전에 담당 학년·과목을 배정하여 준비한다는 배경을 볼 수 있다. 아울러 교사의 교권과 자율성의 수준을 높이는 내신 절대평가와 교사별 평가, 교과서 선택권/집필권 부여 등을 추진하여 수업·평가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고교학점제를 보편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의 원조인 미국에서는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교과영역으로 상당 부분 입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면 관련 과목(지리, 문화, 외국어 등)을 많이 선택하여 이수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교과가 획일적이어서 이를 모두 비교과로 입증해야 하므로 미국보다 오히려 비교과를 통한 입증 부담이 큰 구조이다.”(이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