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우주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하나의 점인 것처럼 삼켜 버리나, 나는 사유에 의해 우주를 그리한다.’ 이 자각이 신앙의 관(棺)이다. 무덤으로 틈입한 빛은 고요히 수런거린다. ‘너는 생각하는, 상한 갈대라고.’ 여기에 파스칼을 읽는 보람이 있다. 그런데, 왜 신은 숨어 계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