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뭐냐”는 노모에 물음에 김재익은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돈에 물을 탄 겁니다.”

“27년 전이면, 이제 담담하게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세월이 흘렀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다’, ‘좀 지나면 잊혀진다’며 제게 위로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잊어버려요? 세월이 지나면 잊는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다만 이겨내는 힘이 생기는 거지요. 저는 작은아들 때문에 살았어요. 걔가 없었으면 이 세상에 안 살았을 겁니다. 큰아들은 대학생이었으니 괜찮았어요. 하지만 초등학생인 막내를 두고 제가 다른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죠. 걔를 핑계로 살았어요.”(이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