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한자와 무한자의 통일은 헤겔 사변철학의 핵심 주제이다. 주지하듯이 <정신현상학> 최후 단계의 절대적 지, <철학적 제학집성(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drisse)> 최후 단계의 절대적 정신은 외따로 존재하는 무한자가 아니라 유한자의 운동의 성과이다. … 기존의 철학사상에 있어 절대적인 것인 무한자는 대체로 유한자와 대립되는 것이었다면, 이처럼 유한자를 매개로 함으로써 비로소 성립하는 무한자는 헤겔 철학 특유의 것이다. … <정신현상학>은 헤겔 청년기 저작의 귀결이면서 동시에 이어지는 후기 저작들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2. “이 둘의 결합, 즉 유한한 정신과 신적 정신의 통일은 ‘개념적으로 파악된 역사’, ‘신적 필연성과 결합된 역사’이다. 그런데 그러한 역사는 느긋한 도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골고다의 언덕”을 거쳐온 역사이다. 절대적 정신이 이러한 수난의 역사를 결하고 있다면 참다운 무한자가 아니다. 그것은 “생기없는 고독”일 뿐이요, 악무한(惡無限)이다. … 신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인간의 역사 … 이는 헤겔의 새로운 종교이며 철학이다.”
3. “우리는 <신곡>에서 주인공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을 편력하는 기간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시기와 같은 기간임을 상기해볼 수 있다.” ”작품 <신곡>의 주인공은 작품 <신곡>의 저자인 단테이며, 서사시 안에서 그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베르나르두스라는 인도자들을 따라 지옥에서 천국을 편력한다. 이는 자신의 여행을 자신이 서술하는 형식을 띠고 있으며, 안내자들도 단테의 또다른 자아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신곡>에는 단테의 분열된 자아들이 펼쳐져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고난의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신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서사적 자아라 하겠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에는 종국을 알지 못한채 전진하면서 모든 국면을 경험하는 의식이 있으며, 이를 관조하는 철학자(Füruns)가 있다. 그러나 더 세밀하게 따져보면 그러한 경험을 편력하는 의식과 철학자 외에도 의식의 경험의 학인 <정신현상학>을 상술하는 헤겔이라는 저자도 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정신현상학>의 주인공인 의식, 의식을 인도하는 철학자, <정신현상학>의 필자인 헤겔 모두가 신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서사적 자아라 할 수 있다.”
4. “<신곡>의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마지막 행은 모두 ‘별’이라는 단어로 끝을 맺는다. 서사시의 주인공 단테는 지옥편 마지막에서 그의 시선을 별들로 향하며, 연옥편 마지막에서는 별들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음을 천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천국편에서는 태양과 별을 움직이는 신과 하나가 되었음을 노래한다.” “인간을 감성적인 것, 조야한 것, 개별적인 것의 탐색으로부터 구출하고, 그의 시선을 별들로 향하게 하려는 것이다.”
5. “지에 다가서는 개별적 의식에 관련해서 뿐만 아니라 - “가장 깊은 바닥에서부터 동시에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자기 형태의 가장 명랑한 자유로 상승하면서 부활”하는 - 정신과 그 역사적 전개에 관련해서, 그리고 종교에 관련해서 이 새로운 형태가 지니는 의미란 무엇인가?” “확실히 그것은 <정신현상학>에 있어서 가장 애매한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절대지에 관한 매우 압축적이고 추상적인 구절들도 이 점을 별로 밝혀주지 못함을 우리는 솔직이 시인하여야 한다.”(이뽈리트, <헤겔의 정신현상학>, I, p.93) _ 교육학은 ‘어떻게’라는 물음에 답변하는 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