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닐 때 / 버스 안에서 늘 새침하던 / 어떻게든 사귀고 싶었던 / 포항여고 그 계집애 (…) 그 빈터에서 정말 계집애는 / 죽도록 얻어맞았다 처음엔 / 눈만 동그랗게 뜨면서 나중엔 / 눈물도 안 흘리고 왜 / 때리느냐고 묻지도 않고 / 그냥 달빛 아래서 죽도록 / 얻어맞았다 - 박남철 「첫사랑」 부분

“‘포항 출신이라는 여자애에게 어떤 시에 등장하는 ‘포항여고 계집애’ 농담을 했을 뿐인데 웃지 않고 정색하더라’. 이는 솔닛이 본문에서 언급한 스탠딩 코미디언 루이스 C.K.(최근 그의 성추행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는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 사과하고 활동을 중단했다)가 ‘페미니스트들은 농담을 못 받아들인다’라고 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지금 교과서에 수록된, 일제강점기에 남성작가들이 쓴 소설 대부분이 짙은 여성혐오를 깔고 있으며 이제는 교과서에 수록되는 작품들도 바뀌어야 한다 (중략) 이 작품들을 ‘여성혐오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미덕이 많은 작품’이라고 두둔하면서 생명력을 부여하기엔, 그 자리를 차지할 만한 작품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