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키는 아무 때나 자라지 않는다. … 어휘력도 마찬가지이다. …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느는 시기가 있다. 바로 초등학교 시절이다. 캐나다의 언어학자 펜필드Wilder Penfield는 ‘결정적 시기 이론Critical Period Theory’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동기는 생애 중에서 어휘 습득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다. 이때 습득한 어휘는 성인이 되어 원활한 독서와 청취는 물론이고, 생각과 의사를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아동기 이후 어휘 습득은 생물학적 제약을 받아 둔화된다. 따라서 어휘량이 풍부하고 좋은 어휘를 사용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동기 독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펜필드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자료로는 일본의 교육 심리학자 사카모토 이치로阪本一郞의 ‘아동 및 청년의 어휘량 발달표’를 참고할 만하다. 이 표에 의하면 태어나면서부터 7세까지 어휘량의 증가 속도는 한 해에 500단어 내외 정도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인 8세부터 증가 속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10세 전후로 매해 5,000단어 정도씩 증가한다, 습득 어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이른바 어휘 폭발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1년에 5,000단어를 습득하려면 하루에 15단어 정도를 습득해야 한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실로 엄청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된 어휘만큼만 이해하고 생각하며, 이해하고 생각한 만큼만 느낄 수 있다. ‘어휘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렇듯 중요한 어휘량은 초등학교 시절에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그 폭발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