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오정희의 <새>를 읽고 싶었다.

“『새』는 한 어린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농촌에서 꽃을 재배하며 단란하게 살아가던 일가족이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고 먹고살 길을 찾아 대도시로 이주하여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면서 가난과 불화와 가정의 해체라는 악순환의 과정을 착실히 밟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성은 참된 본질을 잃어가고 황폐해집니다. 사회가 불안하고 가정이 무너질 때 가장 큰 희생자는 방어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입니다. 버림받음과 폭력과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부서지는 어린 영혼은 성장하여 우리의 어둡고 고통스러운 미래가 된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독일 리베라투르 수상 소감,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