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에 따르면 1년에 두 차례 교사들은 ‘아무나 아무 주제에 대해서나 제기하는 바에 대해’ 답변하기로 되어 있다. 이 모임의 주도권은 교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참석자들에게 있다. 보통의 쟁의에서는 교사가 미리 다루어질 주제를 예고하며, 그것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지만, 쿠오들리베타 쟁의에서는 아무나 아무 문제나 제기할 수 있으므로, 교사에게는 큰 위기라 할 수 있다. … 중세 스콜라의 학문 방법은 낡은 것으로 간주되어 근대의 학자들에게 배척당했다. 근대의 학자들은 텍스트의 권위에 기대어 끊임없이 전거만을 찾는 것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없는 방법이라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데카르트 같은 이는 자신의 학문의 출발점으로 모든 것을 의심하는 방법론적 회의주의를 세우기도 하였고, 베이컨은 ‘새로운 기관’을 정립하기도 하였다. 근대의 학문 방법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해서 중세의 독해lectio, 쟁의disputatio, 쿠오들리베타quodlibeta가 가진 깊은 사색의 힘까지 배척되어서는 안 된다. 중세의 교사들은 그러한 사색과 쟁론을 통해서 진정한 독토르doctor - 이는 본래 ‘교사’라는 뜻을 가졌다 - 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강유원, 2004: 169~170)

_ 교사란 누구이고, 어떠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