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상곤표 교육정책’이 무엇인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한 마디로 요약해 달라.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서열화 및 학벌주의 타파,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융ㆍ복합인재 양성이다.”
2. 이전 보수정부의 교육정책을 뒤집는 여러 조치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외고ㆍ자사고 폐지 방침 발표 이후 서울 강남 집값을 부추겨 8학군 부활 우려까지 나오는데.
“지난해 11월 고교 입시를 동시 선발하는 고교체제 개편 1단계 로드맵 발표만 갖고 강남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시각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개인적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도 교육부 조치가 강남 집값을 올렸다는 근거는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상관관계를 입증하려면 매매가보다 전ㆍ월세가가 폭등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고, 오히려 강남 지역 전입이 줄어드는 추세다. 부정확한 정보로 심리적 불안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있다.”
3. 꾸준한 ‘강남 선호’ 현상을 교육 문제를 완전히 떼어 놓고 바라볼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인정한다. 그래서 새 정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투명화하는 등 강남 쏠림을 일부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여러 혁신 정책의 미래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특정 교육정책이 특정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4. 대입 정책 변화에도 우려가 많다. 비록 시행 여부가 1년 유예되긴 했으나 수능 절대평가제 전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의 경우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4등급을 받고도 합격한 사례가 나왔다. 변별력 약화를 지적하는데.
“그건 부작용이 아닌 절대평가제의 효과로 설명하고 싶다. 이제 특정 과목 성적이 나쁘더라도 다른 과목에서 만회할 길이 열렸다는 의미 아닌가. 시험 성적이 골고루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
5. 그래도 수능 시험을 전부 절대평가로 시행하면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학들은 수능 절대평가가 되면 논술시험을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제도 변경에 따른 변화는 불가피하다. 수능 절대평가 전면 시행을 유예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을 1등부터 줄 세워 선발하는 입시 방식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 입장은 입시 정책을 짤 때 중요한 반영 요소이지만, 성적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전형이 아니라면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맞게 학생을 뽑는 자율성은 일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6. 8월에 나올 대입 정책 개편안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학생부종합전형 신뢰성 제고, 수능 방식 변경, 수능 수시ㆍ정시 실시 시기 조정 등 크게 3가지이다.”
7. 학종과 관련해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항목을 기존 10개에서 7~8개로 줄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논문과 교외수상 실적 등 사교육이나 부모 지원 정도에 따라 성과 편차가 심한 학교 밖 활동은 배제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학내 활동 중에서도 교과과정과 무관한 항목은 제외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교내수상 실적 역시 교육과정과의 연관성을 따져 배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8. 정부가 추진하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방안에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교총이 제시하는 교장공모제 반대 논거를 이해하기 어렵다. 교총 측은 자격증 없는 교사가 교장이 되면 교직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작년 3월 기준으로 전국 국ㆍ공립 학교 9,955곳 중 비자격 교장은 56명으로 비중이 0.6%밖에 안된다. 내부형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자율형공립고 및 자율학교도 1,655개교에 불과하다. 오히려 자율학교로 제한한 내부형 공모제를 전체 학교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5일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만큼 일부 조정 여지는 있지만 확대 정책 자체를 취소할 일은 없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통해 지금까지 15%로 제한했던 경력 15년 이상 평교사가 교장에 임용될 수 있는 내용의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전면 확대하겠다고 입법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