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주머니 원칙’은 “정보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들춰 본 순서에 따라 … 단 하나의 폴더에 보관하는 것입니다. 문서에 붙이는 제목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그 폴더는 수정한 날짜에 따라 정렬되도록 설정합니다. … 한 번이라도 열어 본 파일은 다시 제일 위로 갱신되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 그 단일(통합) 폴더를 열어서 1년이 넘도록 다시 열어 본 일이 없는 파일들은 삭제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정보의 유용성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인데, 1년 동안 다시 볼 일이 없었다면 쓸데없는 정보를 저장한 것입니다.”

2. “독서카드 역시 한 주머니 원칙에 따라 관리합니다.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분류의 방법입니다. 이것에 관해서는 루만의 메모상자가 유명한데, 방이 넓고 형편이 넉넉한 사람은 시도해볼만 합니다.”

3. “메모상자에 꾸준히 먹이를 주다보면 몇 해 지나면서부터는 그 상자에 집어넣지 않았는데도 끄집어낼 수 있는 어떤 생각의 체계가 생겨난다. 관계있는 메모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거의 자동적으로 우연한 조합들이 생겨나고 또 재미있는 계열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것들은 새로운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생 시절부터 메모상자 작업을 시작했던 니클라스 루만은 심지어 메모상자가 자기 자신보다 더 똑똑하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그는 메모상자야말로 더불어 말이 통할 수 있는 존재라며, 메모상자 덕에 자신의 수많은 책들이 저절로 씌어지듯 했다고 말한다.”

4. “루만(1927~1998)은 이미 1952년부터 저 유명한 메모상자를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메모상자에 저장된 지식은 마치 자료의 네트워크와 같은 기능을 한 셈이다. 루만의 메모상자는 바로 루만 이론의 핵심인 자동생산체계의 한 사례가 될 것이다.” “방법론은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학문적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5. “창조적인 작업에는 쉬 분간이 어려운 메모상자가 잘 정리된 메모상자보다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분야들을 고정되게 나누지 말고 분류 상자 속에서 온갖 생각과 메모의 네트워크가 점점 크게 자라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노련한 메모상자 이용자는 말한다.” 이곳은 방이 좁고 형편이 넉넉치 못한 자의 ‘한 주머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