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체제가 부과한 맥락 속에서 망석중 마냥 희노애락하며 마비된 이성을 곁부축하여 시방에 다다른 ‘나’는 누구여야 하며, ‘어쩔 수 없는’ 어용이 구축한 사유와 표현의 감옥을 균열낼 방도는 무엇인가.
2. ‘조국안보’란 미명으로 타인의 일상을 제약하는 국가의 지양은 위계를 갖추고 있으나 동시에 위계를 괄호칠 수 있는 축소지향적 공동체를 필요조건으로 요청한다(cf. Genesis 11:1~9).
* 비즐러가 양팔로 자신을 감싸안은 채 마치 연극을 감상하듯 드라이만과 질란트의 인간적 교류를 엿들은 뒤, 창녀와의 관계를 끝내고 “가지 말아요”라고 신음하는 대목에서 - 얼마 후 그는 드라이만의 <브레히트> 선집을 몰래 가져와 읽는다 - 내성의 임계점에서 예술로 도피한 이들의, 또한 그 예술에서 대안을 모색한 이들의 심경을 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