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전 세계 인구가 65억 명이라면 그 중 90%인 약 58억에 가까운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인 생필품을 살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 그래서 국제개발기업(IDE) 창시자인 폴 폴락은 앞으로 디자인 혁명이나 기술 혁명으로 불릴만한 일이 일어나야 나머지 90%를 위한 기술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2. “우리는 이것을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또는 줄여서 AT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가 그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저개발국가를 위한 소규모생산기술인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을 처음 언급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적정기술’이란 개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3. “이 기술은 현지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대부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수입해 온다면 물류비용이나 단가가 상승하기 때문이지요. … 어떤 기술을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또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4.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은 적정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플레이 펌프’(Play Pump)라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것은 아파트 놀이터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 놀이기구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개발 당시 굉장히 주목을 끌었습니다. 아이들이 이 기구를 이용하여 놀면, 지하의 물을 끌어올려서 물탱크에 저장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아이디어만 들어도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아이디어에 많은 미국인들이 기부해서 이것을 남아프리카 전역에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에 가보니 모든 펌프가 거의 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을 것 같습니까? 아이들이 처음엔 새 놀이에 신나서 한두 번 놀이기구를 이용하지만 뙤약볕 아래서 물이 나오게 하기 위해 그것을 계속 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놀이가 아니라 고된 노동이 되는 셈이니 누가 그것을 타고 놀겠어요. 그리고 ‘모든 사람의 것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라는 말처럼 누구도 그 펌프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의 관점으로 보면 꼭 필요하고 될 것 같아서 어떤 기술을 제공하지만, 현지화가 안 되니 현지에서 활용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현지인의 관점에서 보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 그래서 무엇을 준다는 개념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5. 공처럼 쉽게 굴리며 물을 옮길 수 있는 Q드럼(용량 75리터) / 1년 정도 사용 가능한 개인용 정수기, 생명의 빨대(Life Straw) / 증발열을 이용한 2001년 로렉스 어워드, 타임지 올해의 발명가상 수상작 팟인팟 쿨러(Pot-in-Pot Cooler)
_ 홍성욱 적정기술연구소장(매일성경, 2011.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