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I do not understand my own actions. For I do not do what I want, but I do the very thing I hate. Now if I do what I do not want, I agree with the law, that it is good. So now it is no longer I who do it, but sin that dwells within me. For I know that nothing good dwells in me, that is, in my flesh. For I have the desire to do what is right, but not the ability to carry it out. For I do not do the good I want, but the evil I do not want is what I keep on doing. Now if I do what I do not want, it is no longer I who do it, but sin that dwells within me. So I find it to be a law that when I want to do right, evil lies close at hand. For I delight in the law of God, in my inner being, but I see in my members another law waging war against the law of my mind and making me captive to the law of sin that dwells in my members. Wretched man that I am! Who will deliver me from this body of death? Thanks be to God through Jesus Christ our Lord! So then, I myself serve the law of God with my mind, but with my flesh I serve the law of sin.”(Romans 7:15~25)
“신성한 선(善, bono divino) 앞에서의 후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영적 가능성 앞에서의 후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어쨌든 하나의 기본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중세 심리학이 이루어낸 가장 놀라운 성과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모순의 발견이다. 나태한 인간이 신의 섭리 앞에서 후퇴한다는 것은 사실 그가 신의 섭리를 잊어버린다거나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학적인 관점에서, 그에게 부족한 것이 구원이 아니라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나태한 인간의 후퇴가 결국 드러내는 것은 욕망의 사라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접근하기가 점점 불가능해지는 욕망의 대상이다. 나태한 인간의 타락은 대상은 원하면서도 그것에 이르는 길은 원하지 않는 욕망의 타락이다. 그는 욕망하면서도 욕망의 성취를 위한 길을 가로막는다.”
_ 조르조 아감벤(지음), 윤병언 (옮김), 행간: 우리는 왜 비현실적인 것에 주목해야 하는가, 자음과모음(이룸), 2015, 34~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