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마음에 남는 곳은 접어 놓거나 뭘 끼워 두는데, 요즘은 그런 곳이 하도 많아져서 아예 연필을 들고 줄을 칩니다. 그리고 나중에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줄을 친 부분을 찾아서 메모를 하거나 또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하면, 읽었던 책과 인접한 다른 책을 읽었을 때 (줄을 친 부분을 비교해보며) 새로운 관점이 생겨나기도 하고요. 두 책간의 논지가 부딪히거나 결합되면서 조금 더 넓고 깊은 관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저의 책 읽는 습관입니다.”
“(오랜 세월 글을 써오면서) 제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나이가 조금씩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말수가 줄었어요.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소설을 끌고 나가던 것에서, 차츰 문장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 그 동안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 소설이 조금 더 문어체 쪽으로 가까워졌다는 것이겠죠. 제가 소설을 쓰기 전에 시를 썼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인공이나 등장하는 인물의 입을 빌어서 직접 발화하게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러한 방식으로부터 조금은 멀어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