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ne 11th, 2019

June 11, 2019: 10:27 pm: bluemosesErudition

이희호 여사가 남긴 말은 1971년 남편의 첫 대선 도전 때부터 남달랐다. 김 전 대통령이 신민당 대선 후보로 나서자 찬조 연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만약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 여사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 쿠데타를 일으키고 해외에서 유신 반대 투쟁을 하던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만이 한국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부에서는 당신이 외국에서 성명 내는 것과 국제적 여론을 제일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특히 미워하는 대상이 당신이므로 더 강한 투쟁을 하시라”고 독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결국 1977년 징역 5년이 확정돼 진주교도소로 이감됐다. 옥바라지를 하던 이 여사는 수백 통의 편지로 남편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편지에 “하루를 살더라도 바르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겠습니까. 그렇기에 우리들은 당신의 고통스러운 생활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떳떳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남편을 겨냥한 권력의 탄압은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 극한으로 치닫는다. 이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은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여사는 그의 신념과 의지를 굳건히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여사는 편지에서 “당신의 생이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더욱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르게 살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유난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받은 것이 고난의 상입니다”라며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00 pm: bluemosesErudition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이 처음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려줄 연구 성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우종학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일반적인 블랙홀보다 질량이 1000분의 1까지 가벼운 ‘중간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블랙홀의 기원에 대해서는 ‘가벼운 씨앗’ 이론과 ‘무거운 씨앗’ 이론이 맞서 왔다. 가벼운 씨앗 이론은 별이 죽으면서 태양 질량 100배 정도의 작은 블랙홀이 생겼고, 나중에 우주의 수소 가스들을 집어삼켜 거대 블랙홀로 커졌다는 가설이다. 무거운 씨앗 이론은 초기 우주에서 이번과 같은 중간 크기 질량의 블랙홀이 먼저 생겼다는 내용이다. 우 교수는 “이번 블랙홀이 무거운 씨앗에서 기원했다면 초기 우주에 나타난 원시 블랙홀의 흔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량이 작은 블랙홀은 중력이 미치는 공간이 작아 지구에서 관측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른바 ‘빛의 메아리(light echo)’ 효과를 이용해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했다. 빛의 메아리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빛이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는 가스구름에 반사되는 효과를 말한다. 연구진은 가스구름에 반사된 빛과 블랙홀 중심으로 빠져들어 가는 물질이 내는 빛이 각각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이를 알아내 블랙홀 중심에서 주변 가스구름까지의 거리를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블랙홀의 질량을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