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아흐마드 타우픽은 1994년 8월 수하르토 독재에 맞서는 언론단체를 결성하고 대안매체 <인디펜덴>을 발행했다. 1995년 3월16일 체포돼 ‘정부에 대한 증오 확산’ 혐의로 3년형을 받았다. 이 넉살 좋은 친구는 소매치기, 마약사범, 도박업자, 정치범, 부정부패 연루 관료 등과 친해졌다. 그리고 감옥 안에서도 일을 계속했다. 그는 살렘바 교도소에서 간수의 눈을 피해가며 옆방에 있던 동티모르 독립운동가 사나나 구스마오를 인터뷰했다. 기사는 아내가 면회 왔을 때 어린 아들의 팬티 속에 숨겨넣었다. 당연히 그는 교도소 당국의 골칫거리였으며 이곳저곳으로 계속 이감됐다. 그동안 흥미로운 죄수들 얘기가 감옥발 기사로 여러 매체에 실렸다.

1998년 수하르토가 쫓겨나고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진보 시사주간지 <템포>가 복간되자, 그도 편집국에 합류했다. 2003년 3월8일 편집국 직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빨리 와주셔야겠어요. 토미 위나타 패거리가 <템포>를 공격할 거래요.” 불법 사업 조직을 거느린 도박업자 토미 위나타의 조직원들은 그동안 테러와 범법 행위를 일삼아왔다. 그들의 불법 사업 중 하나를 비판하자 조직원들이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군부독재가 물러나니 재벌권력이 밀려왔다. 그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구타를 당했다. <템포>는 300억원짜리 송사에 휘말렸고 아흐마드 타우픽은 허위 보도 혐의로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한겨레 21 722호, 0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