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에 대한 인식에서 생겨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율배반이다. ‘화폐가 없으면 안 된다’와 ‘화폐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화폐를 지양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이 두 요구를 충족시키는 화폐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마르크스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LETS 통화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현금과 달리,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이 그때마다 새롭게 발행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의 흑자와 적자를 합하면 제로가 된다. 이 시스템은 앞으로 기술적으로 발전시킬 여지가 있기는 해도 그 기본적인 개념 안에 화폐의 이율배반을 해결할 열쇠가 포함되어 있다. … LETS에서 화폐는 자본으로 전화하지 않는다. 단지 무이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전체로서 제로섬 원리(집계적 수지 상쇄 원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고 결과적으로 화폐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여기서는 ‘화폐는 존재한다’와 동시에 ‘화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율배분이 해결된다. 마르크스의 가치형태론에서 말하며, LETS 통화는 일반적 등가물이지만 모든 재화나 서비스를 관계지을 뿐 그것 자신이 자립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화폐의 페티시즘이 생겨나지 않는다.”(柄谷行人, 2001[2002]: 494-496)
* 자아(boundaries)가 있되, 자아(boundaries)가 없는 존재의 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