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서에서 표현된 묵상의 의미는 아주 명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자가 먹이를 잡고 으르렁 거린다”(사 31:4)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 ‘으르렁 거린다’는 말이 ‘하가’(Hagah)입니다. 이것은 사자가 위용을 자랑하거나 협박하려고 내는 소리가 아니라, 먹이를 움켜쥐고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서 내는 즐거운 신음 소리가 ‘하가’입니다. 묵상은 힘들고 뻑뻑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묵상의 이런 측면을 설명해 줍니다. 그는 산림이 우거진 동네에 살 때, 뼈다귀를 좋아하는 강아지를 키웠답니다. 가끔 숲을 산책할 때면, 코요테가 물어 죽인 사슴의 사체가 발견되었는데, 산책길에 동행한 강아지는 사슴의 사체에서 정강이뼈나 갈빗대를 찾아 입에 물거나 질질 끌면서 집으로 운반해 옵니다. 강아지는 그 뼈를 가지고 장난치다가, 곧 은밀한 곳으로 끌고가서 본격적으로 물어뜯으며 그 맛을 즐깁니다. 때로 나지막하게 가랑가랑 소리를 내는데, 그것은 즐거움에 푹 빠져 있을 때 강아지들이 내는 소리랍니다. 두 시간 정도 뼈를 뒤집어가며 맛보고나면, 그걸 다시 은밀한 곳에 파묻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뼈를 파내어 또 두 시간 동안 맛을 즐깁니다.
유진 피터슨은 뼈다귀를 맛보며 그 즐거움에 빠져있는 강아지의 모습, 너무 좋아서 가랑가랑 소리를 내는 그 모습(하가)이야말로 묵상하는 상태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내준다는 것입니다. 묵상은 신음소리가 날 정도로 즐거움에 빠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분명 진지하고 심각한 측면이 있지만, 묵상은 본질적으로 너무나 즐겁고 명랑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시편을 읽어보면, ‘말씀 묵상하는 것이 꿀보다 더 달다, 전리품을 나누는 일처럼 기쁘다’고 표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