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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3, 2017: 9:49 pm: bluemosesErudition

“1789년 혁명이 휩쓸고 간 뒤, 프랑스는 무너진 나라를 일으켜 세워야 했다. 교원을 양성하고 산업·과학 분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이 시급했다.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나폴레옹이 만든 교육기관이 ‘그랑제콜(Grandes Ecoles)’이다. 이에 따라 1794년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와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ENS·고등사범학교)가 설립됐다.”

“프랑스 교육부 고등교육과에 따르면 프랑스의 그랑제콜 수는 400여곳. 하지만 프랑스를 움직이는 최고급 인재를 양성한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그랑제콜은 20여곳이 채 안된다. 샤르트르, 미셸 푸코, 앙리 베르그송 등이 졸업한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ENS)를 비롯해 이공계로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와 에콜 성트랄 파리(Ecole Centrale Paris), 상경계로는 HEC, ESSEC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광산 전문인 에콜 데 민, 통신 전문인 텔레콤 드 파리와 국가지도자를 양성하는 국립행정학교(ENA)나 시앙스 포(Science Po·파리정치대학)가 손꼽힌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1805년 나폴레옹으로부터 군사학교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군인을 양성한다기보다는 병기(兵器)를 개발하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게 설립목적이었다. 지금도 프랑스 혁명기념일이면 샹젤리제 거리에서 펼쳐지는 가두행진에 이곳 학생들이 맨 앞줄에 서서 행진한다. 입학한 뒤 첫해 동안 학생들은 군대에서 텐트생활 등을 하며 군인으로서 훈련을 받는다.”

프랑스 매체들은 매년 바칼로레아 합격률 등을 바탕으로 전국 고교 순위(Classement des Lycées)를 발표한다. … 루이 르 그랑(Louis Le Grand)과 앙리 4세(Henri IV) 고등학교는 늘 1·2위를 다툰다. 두 학교가 속한 학군(파리 5·6·13·14구)의 부동산은 인기 상한가를 달린다. 이 지역 부동산 소개소 유리창에 붙은 원룸 매물 전단엔 ‘H4와 LLG 인근’이라는 홍보 문구가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다. 원룸을 마련할 형편이 안 되면 창고 또는 차고 등을 빌려 주소지를 만든다. 앙리 4세 고교 전임 교장인 파트리스 코르(66)씨는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신입생 선발 시즌만 되면 고위급 인사들의 청탁 전화를 받느라 애를 먹는다”고 했다. 두 학교에만 매년 4000여 명이 지원하는데, 내신 성적 등을 감안한 최종 선발 인원은 540명 정도다.

프랑스 대학은 평준화되었지만, ‘대학 위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엘리트 코스 ‘그랑제콜(Grandes Ecoles)’에 입학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 코스에 들어가려면 고등학교 졸업 후 2~3년 동안 프레파(Prépa·그랑제콜 입시 준비반) 과정을 거친다. 프레파는 주요 명문고에 설치된 별도의 대학 학부 과정으로, 고교 시절 최상위권 성적을 거둔 학생들 위주로 선발한다. 프레파 과정은 강도 높은 교육 과정으로 채워져 낙오하기 십상이다. 파리 2대학에 다니는 브리스(24)씨도 루이 르 그랑 프레파 과정을 거친 우등생이었지만, 그랑제콜 입학은 실패했다. 그는 “프레파 시절은 악몽 같았다”며 “수험생 시절 낮에 해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했다. 새벽부터 공부를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프레파 과정 3년 내내 단 하루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 프랑스에 사는 한국인 학부모들은 “한국 대입이 세계에서 제일 가혹하다고 하는데, 그랑제콜만 놓고 본다면 프랑스가 훨씬 더 심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를 이끌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 걸맞게 그랑제콜 콩쿠르의 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1월에 원서를 내고 4월 중순에 2, 3주 동안 필기시험을 본다. 합격자는 6월 중순부터 구두시험을 치른다. 힘든 입시에 시달린 학생들은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호연 씨는 필기시험으로 수학 역사 철학 영어 등 모두 7과목을 치렀다. 5개 학교에 복수 지원해 시험을 치르는 데만 3주가 걸렸다. 시험 형식은 비슷하다. 과목별로 한 문제가 출제됐으며 문제별로 A4용지 9쪽 분량의 답안을 작성했다. 시험 문제는 단답식과는 거리가 멀다. 호연 씨가 치른 철학시험 문제는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질문이 전부였다. 역사시험 문제도 ‘1950년대 이후의 소비와 소비자’라는 질문만 주어졌다. 호영 씨가 본 프랑스어 문제는 ‘행복을 원해야 하느냐’였다. 호연 씨는 “나름대로 문제에 대한 세부 주제를 정한 뒤 그동안 배운 내용을 토대로 창의적인 생각을 전개하는 과정이 까다롭기 그지없다”고 설명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물리시험에선 ‘레이저’라는 화두만 주어졌다. 호영 씨는 광, 파동 등 2년간 배웠던 물리 이론을 총동원해 답안을 작성했다. 구두시험은 더욱 어렵다. 수학시험 문제도 채점관과 대화를 나누며 구두로 풀어야 한다. 채점관은 정답을 맞히느냐가 아니라 정답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평가한다. 호영 씨가 치른 물리 구두시험은 밑도 끝도 없었다. 채점관은 수도꼭지 아래에 컵을 놓고 꼭지를 틀더니 대뜸 “이야기해 보라”고만 말했다. 호영 씨는 “수도꼭지 안에 있을 때의 물의 상태, 물이 흘러내릴 때의 팽창 등 물리 지식을 총동원해 채점관과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 CGPE : 프랑스 주요 명문고에 설치된 2~3년 과정의 특수 교육기관으로 그랑제콜 입시 준비반으로도 불린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 상위 4% 이내 최우수 학생들을 선발한다. 프레파를 이수한 학생에겐 그랑제콜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대학교 학위를 자동 부여한다.

December 22, 2016: 11:34 pm: bluemosesErudition

“중국은 어떻게 초기 문명들 가운데 유일하게 3,000년 동안 중국 대륙 전반에 걸쳐 정치적·문화적·언어적 통일성과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14)

“유라시아 대륙 동부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그리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맥들이 초원 지대, 사막, 산들로 둘러싸인 채 장기판의 선처럼 교차하고 있다. 중국 북부에는 저 멀리 북쪽에 숲으로 뒤덮인 시베리아의 초원 지대, 동북쪽에 숲으로 뒤덮인 만주의 산악 지대, 북쪽에 몽골 초원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서부에는 척박한 고비 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이 놓여 있고, 남서부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지닌 칭하이-티베트 고원이 있다. 동부는 긴 해안선이 이어지는 데 정박 가능한 수심 깊은 항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지난 3,000여년 동안 잠재적인 외부 위협을 막는 또 하나의 자연 방벽 구실을 해 왔다. 대양, 건조한 초원, 사막, 산 등 주변 지역이 자연 방벽이 되어 주어, 중국은 3,000년 넘게 정치적·문화적 지속성을 비교적 잘 유지할 수 있었다.”(16)

“8세기 초의 당 왕조는 세계 최고의 제국이었다. 6세기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800년대의 샤를마뉴 대제가 로마제국의 영토와 경계를 회복하려 했으나 실패한 유럽과 대조적으로, 당나라는 영토, 중앙의 통제력, 번영, 문화적 화려함 등의 측면에서 대제국 한나라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한국, 일본, 베트남은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도의 건설, 유가의 정치 철학, 불교의 종파, 불교 예술과 건축, 의학적 전통, 한자 등 여러 방면에서 당 제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자극을 받았다.”(178)

“중국 역대 시인들 가운데 비평가 대다수가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인정하는 두 사람은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다. 두 사람은 중국 시의 음과 양 또는 중국적 정신세계의 도가적 측면과 유가적 측면을 대표한다.”(179)

“당 왕조는 중국인에게 엄청난 문화적 자부심의 원천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국인의 거리’를 뜻하는 광둥어는 ‘당인가唐人街’이다.”(186)

“가장 영향력 있는 신유가 학자는 주희(1130-1200)였다. 그는 수많은 신유가 사상가들의 업적을 하나의 위대한 철학적 체계로 종합했다. 그는 주석서를 집필하고 초기 유가 경전들을 모두 편집했다. 그의 주석은 1905년 과거 시험이 폐지될 때까지 유일한 정답으로 인정되었다.”(207)

“동시대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와 비교되기도 하는 강희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황제로 손꼽힌다. 그는 172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 동안 재위했는데, 이 재위 기간은 중국의 역대 황제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267)

“1793년 건륭제가 다스리고 있는 청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된 매카트니 경은 청 조정의 무능함과 허약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중국이라는 배가 이미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가라앉기 시작했음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았다.”(281)

October 8, 2016: 4:40 pm: bluemosesErudition

정답 없는 삶 속에서 신학하기.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불안을 ‘정답 없는 삶’이라 칭하고 연이어 피투와 기투를 각각 ‘내러티브’와 ‘덕’으로 치환한다. 실존주의가 구조주의로 전환되는 목전에서 그는 사유하며 행복과 우정을 향해 부단히 정진하였다.

May 17, 2016: 11:31 am: bluemosesErudition

“For I have chosen him, that he may command his children and his household after him to keep the way of the Lord by doing righteousness and justice, so that the Lord may bring to Abraham what he has promised him.”(Genesis 18:19)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목적은 “땅 주려고, 자손 주려고”가 아닙니다. 창세기 18:19에서 하나님은 “정의와 공의를 행하게 하려고 널 선택했다”라고 명료하게 말씀하십니다. 정의와 공의를 행할 공간이 필요해서 땅의 약속이 의미가 있고, 정의와 공의를 행할 사람이 필요해서 자손의 약속도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본말이 전도되어 “땅과 자손”만 강조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교회만 여기저기 세우는 것만 사명으로 여기고, 그 교회에 사람을 채우는 것만 사명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정의와 공의는 생소해서는 안 되는 주제, 우리 삶의 핵심이 되어야 할 성경의 주제입니다. 공의의 기본 의미는 “올바른 관계”입니다. 마음을 같이하는 겁니다. 옳은 말을 한다고 공의로운 게 아니에요. “올바른 관계” 속의 “올바른 말”이어야 하죠. 슬픈 사람한테 정답을 말하는 건 공의가 아닙니다. 슬픔에 공감하는 말을 할 때, 그래서 슬픔에 잠겼던 그 사람이 “당신 말이 참 옳다!”고 할 때, 그게 바로 “공의롭다!”는 선언이 되는 겁니다. 정의의 기본 의미는 “재판”입니다. 억울한 사람에게 하나님은 “무조건 참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억울한 일이 불가피함을 아셨어요. 그래서 공동체 안에 해결 통로를 마련하셨습니다. 그게 바로 고대 이스라엘의 “재판”입니다. … 정리하자면 슬프고 억울한 사람이 있을 때, 그 슬픔에 다같이 공감하며 울어주면 공의가 실현되는 것이고, 그 억울함을 밝히 드러내어 제대로 다루고 풀어내면 정의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이거 하라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공간”과 “사람”을 주신 겁니다. 이 목적을 상실한 채 이스라엘이 땅의 특별함과 선민의식만 고집했을 때, 하나님은 다 부숴버리셨어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모두 그래서 망한 겁니다.

_ 김근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 연구위원 + 일산은혜교회 협동목사

May 12, 2016: 12:02 pm: bluemosesErudition

“1명이 최대 3권을 작성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 항목 4번에 적힌 내용은 총 44,048건으로 이 중 서로 다른 제목을 지닌 책의 종류는 14,041권이었고 미제출한 건수는 52건, 지원자 중 오로지 자신만 읽은 책의 제목도 9,471권이나 되었다.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책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특히 중복되지 않은 9천 5백 권에 가까운 책은 2015학년도 9,011건, 2014년 8,700건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각각의 지원자들이 지닌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절반이 왜 굶주리는지’를 알고 싶어한 학생이라면 ‘어떻게 모두를 굶주리지 않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은 더욱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이 잘 읽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개그맨 출신 작가 마타요시 나오키가 세간의 화제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100권의 책을 읽으면 무조건 책을 좋아하게 된다.’라는 말을 했는데 지금 여러분에게 이 말을 정답처럼 사용하고 싶다.”

April 28, 2016: 11:15 pm: bluemosesErudition

포스트모던이란 어려운 말을 끌어들이지 않고는 지적인 대화에 끼어들 수 없던 1990년대 말의 일이었다. 그때에도 나란 인간은 농담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였고(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침내 내 딴에는 제법 재미있고도 지적인 우스개 하나를 만들었다. “있잖아, ‘ㄱ’자로 시작하는데 듣는 사람을 헐뜯는 말이 뭔지 알아?” 친구는 눈을 부릅뜬 채 나한테 쏘아붙였다. “그래 알지, ‘김태권’!”

물론 내가 바란 답은 그게 아니었다. ‘ㄱ’자로 시작하는 헐뜯는 말이 시대마다 변했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①거리에서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던 90년대 초에는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겁쟁이’라는 말이 나빴고, ②문민정부가 시작되던 90년대 중반에는 전향을 거부하는 단호한 태도가 칭찬받았기 때문에 ‘개량주의자’라는 말이 욕처럼 쓰였다. ③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하던 90년대 말에는? 모더니티를 청산해야 할 적폐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정답은 ‘근대주의자’였다.

March 28, 2016: 12:57 am: bluemosesErudition

성취수준 분할점수 _ “변형된 앙고프 방법은 2003년, 2010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활용된 방법으로서 각 성취수준의 최소 능력자에게 기대하는 문항 정답률에 근거하여 분할점수를 산출하는 방법이다.”

March 21, 2016: 11:18 am: bluemosesErudition

무엇 하나로 귀결되지 않아 여러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되는 구도에서 심중에 고매한 정답을 갖고 질문하는 게 합당한가. 이는 홀로 이데아를 본 마냥 시선의 비대칭성을 즐기는 행태다. 반감을 사지 않겠나.

March 14, 2016: 1:23 am: bluemosesErudition

나들목교회 대표 목사 김형국. 10년 넘게 청년들을 만나시면서 목사님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중심사상이 무엇입니까?” 사랑, 구원, 십자가, 제자도, 선교, 예배 … 아직도 “하나님 나라”라는 정답을 듣기가 힘들다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의 “힘듦”의 이유는 사실 자본주의의 가치관이 규정한 “힘듦”은 아닐까요? “하나님 나라”가 우리 사고와 행동의 틀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October 19, 2015: 11:47 am: bluemosesErudition

사유의 광장에서 신앙의 골방으로 끌고 들어가 무릎 꿇게 하는 이. 비판에 강한 혐오를 드러내며 반드시 앙갚음하는 이. 정답의 좌표에 앉아 뭇 사례를 제 소견에 맞춰 인용하는 이. 단선적 인과관계를 설정하고, 이견을 묵살하는 이. 그리하여 자신의 한계 내에 타인을 구겨넣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