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성이 없이는 대상이 주어지지 않고, 오성 없이는 대상이 사유되지 않는다.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Gedanken ohne Inhalt sind leer, Anschauungen ohne Begriffe sind blind). 대상의 개념을 감성화하는 일(개념에 직관되는 대상을 부여하는 일)과 대상의 직관을 오성화하는 일(직관 내용을 개념 안에 포섭하는 일)은 따라서 똑같이 필수적이다. 이 두 가지의 능력 내지는 힘은 그 기능을 서로 교환할 수 없다. 오성은 직관할 수 없고, 감성은 사유할 수 없다. 양자가 서로 결합함으로써만 인식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이다.” _ Kritik der reinen Vernunft(1781/1787), II 98
2. “계몽이란 우리가 스스로 책임져야 할 미성년의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미성년의 상태란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는 자신의 이성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미성년 상태의 원인이 [신체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 등으로 인하여] 이성의 결핍 자체에 있을 경우에는 물론 그렇지 않겠지만,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도 스스로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고자 하는 결단과 용기의 결핍에 있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스스로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몽의 표어로 우리는 이렇게 주창할 수 있다. 즉 ‘과감히 지혜롭고자 하여라! 너 자신의 이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Sapere aude! Habe Mut, dich deines eigenen Verstandes zu bedienen!)’라고” _ Was ist Aufklärung?(1784), VI 53
3. “너는 너 자신의 인격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 있어서 인간성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간주하여야 하며, 결코 한갓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Handel so, daß du die Menschheit, sowohl in deiner Person, als in der Person eines jeden andern, jederzeit zugleich als Zweck, niemals bloß als Mittel brauchest).” _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1785), IV 61
4. “너의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서도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위하라(Handle so, daß die Maxime deines Willens jederzeit zugleich als Prinzip einer allgemeinen Gesetzgebung gelten könne).” “내가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의 마음을 더욱 새롭고 더욱 커다란 놀라움과 경외감으로 충만시켜 주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내 머리 위의 별이 총총한 하늘과 내 마음 속의 도덕법칙이 그것이다(Der bestirnte Himmel über mir, und das moralische Gesetz in mir). 나는 이 두 사물을 어둠에 둘러싸인 것으로서나 아니면 나의 시야 밖에 있는 어떤 엄청난 것으로서 찾아서도 안 되며, 단지 [막연하게] 추측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나는 그것들을 바로 나의 앞에서 바라보며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식만큼이나 직접적으로 의식한다. 전자의 것은 내가 나의 외부의 감성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에서 시작하며, 나와 관계를 맺는 세계와 천체계를 무한히 크게 확장시킨다. 이것은 또 그러한 세계와 천체계의 주기적인 운동의 시작과 지속을 무한한 시간 속으로 확장시킨다. 후자의 것은 나의 보이지 않는 자아, 즉 인격성에서 시작하여 진정으로 무한한 세계 속에 있는 나를 보여주는데, 우리의 오성만이 이러한 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 나는 나와 그러한 세계와의 결합(그리고 이를 통해 모든 가시적인 세계와의 결합까지)을 전자의 경우에서처럼 그저 우연적인 관계가 아니라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관계로서 인식한다. 전자의 경우 무수히 많은 세계들을 바라보면, 하나의 동물로서 잠시 동안 생명력을 (어떻게 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부여받은 뒤에, 자신을 구성하고 있던 물질들을 (우주 속의 한 점에 불과한) 행성에게 다시 반납해야 하기에 나 자신의 가치가 소멸해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반해 후자는 지성적 존재로서의 나의 가치를 인격성에 의해 무한히 고양시킨다. 나의 인격성 속에 있는 도덕법칙은 동물성으로부터, 아니 더 나아가 모든 감성계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있는 삶을 내게 드러내 준다. 나 자신의 삶이 그 도덕법칙으로 인하여 현세의 삶이 가지는 제약과 한계에 제한되지 않고 무한히 지속되어 나아가도록 합목적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최소한 그렇게 추측할 수는 있는 것이다.” _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1788), IV 140, 300
5. “그들은 자연과 그들의 내면적인 도덕법칙을 결합시킬 수 있는 원리로서, 결코 도덕법칙에 따라 세계를 지배하는 최상의 원인 이외의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내면에는 의무로서 주어진 궁극목적이 존재하며, 인간의 외부에는 궁극목적을 가지지 않는 자연이 있어서, 그러한 궁극목적이 자연 속에서 마땅히 실현되어여 한다고 할 때, 그 궁극목적과 자연이 서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_ Kritik der Urteilskraft(1790), V 586
6. “세계시민적 의미에서 보면 철학의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된다. 1.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나? 2. 나는 마땅히 무엇을 행하여야 하나? 3.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4. 인간이란 무엇인가?” _ Logik(1800), III 447
7.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자유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강제력을 가진 법칙의 지배에 스스로를 예속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강제는 필요하다! 내가 어떻게 강제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성숙시킬 수 있는가? 나는 나의 제자로 하여금 자유에 대한 강제를 견디는 데 익숙하게 만들어야 하며, 그가 자유를 선하게 사용하도록 직접 안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은 단지 메커니즘에 불과할 뿐이고,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간 제자들은 여전히 그들의 자유를 사용할 줄 모르게 된다.” _ Über Pädagogik(1803), VI 711
* 칸트의 세 비판서는 그의 나이 57(63), 64, 66세에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