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 시그널 송
기득권에 반하는 교육개혁이 실현되려면 서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나 학생부는 태생적으로 절대 다수를 패배자로 낙점하거니와 수능이 갖는 역전의 환상마저 들어설 여지가 없으므로 여론은 늘 벼랑으로 물러선다.
“특목고나 자사고는 정시모집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데, 수시모집에서 내신 등급의 불리함을 보완할 기회(학종)도 가진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반고에 유리한 전형은 무엇일까요. 수시모집 중에서도 내신 등급만을 중점적으로 반영하는 전형, 이른바 ‘학생부교과전형’입니다.”
건축(황인찬) _
친척의 별장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곳에서 좋은 일이 많았다 이따금 슬픔이 찾아올 때는 숲길을 걸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때의 일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어떤 기하학에 대해, 마음이 죽는 일에 대해, 건축이 깨지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 시는 지난 여름 그와 보낸 마지막 날로부터 시작된다
“이리 나와 봐, 벌집이 생겼어!”
그가 밖에서 외칠 때, 나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 불 꺼진 거실에 한낮의 빛이 들이닥쳐서 여러 가지 무늬가 바닥에 일렁였고
“어쩌지? 떨어트려야 할까?”
그가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벌집은 아직 작지만 벌집은 점점 자란다 내버려 두면 큰일이 날 것이다 그가 말했지만 큰일이 무엇인지는 그도 나도 모른다
한참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벌이 무섭지도 않은 걸까 그것들이 벌집 주위를 바쁘게 날아다니고 육각형의 방은 조밀하게 붙어 있고 그의 목소리가 언제부턴가 들리지 않아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
“하지만 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멸종한댔어”
돌아온 그가 심각한 얼굴로 말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때쯤 여름이 끝났던 것 같다
여름의 계곡에 두 발을 담근 두 사람이 맨발로 산을 내려왔을 때,
늦은 오후에 죽어 가는 새의 체온을 높이려 애썼을 때,
창을 열어 두고 외출한 탓에 침대가 온통 젖어 어두운 거실의 천장을 바라보며 잠들었을 때,
혹은 여름날의 그 어느 때,
마음이 끝났던 것 같다
다만 나는 여름에 시작된 마음이 여름과 함께 끝났을 때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도무지 알기가 어렵고
마음이 끝나도 나는 살아 있구나
숲길을 걸으면서 그가 결국 벌집을 깨트렸던 것을 떠올렸다 걸어갈수록 숲길은 더 어둡고
가끔 무슨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 시는 시간이 오래 흘러 내가 죽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때는 아름다운 겨울이고
나는 여전히 친척의 별장에 있다
잔뜩 쌓인 눈이 소리를 모두 흡수해서 아주 고요하다
세상에는 온통 텅 빈 벌집뿐이다
그런 꿈을 꾼 것 같았다
강남구의 일반계고 대학진학률은 2018년 46.7%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로, 2017년 48.8%와 비교해도 2.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 종로학원은 “서울 강남구 일반고교의 대학진학률이 낮은 것은 학생부중심 전형 수시 비율이 증가한 점, 2018년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정시 전형에서 영어 영향력이 낮아진 점 등으로 재수생이 늘어난 까닭”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좋지 않고, 영어 성적에서의 비교 우위였던 장점이 약해지면서 대입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의 저자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선진국의 대입 시험은 논술형이 기본이다. 대입 시험을 전과목 객관식으로 치르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합니다.
김원, 김정한, 김종훈, 서영인, 장성규, 황인찬 등 <실천문학> 편집위원 6명은 16일 ‘계간 <실천문학> 편집위원을 사퇴하며’라는 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서 편집위원들은 “3월11일에 있었던 주식회사 실천문학사의 주주총회는 1980년부터 시작된 계간 <실천문학>의 역사적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몇몇 대주주에 의해 계간 <실천문학>이 주식회사법을 기준으로 하여 출판사 경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그들의 ‘배당금’을 침해하는 ‘계륵’으로 규정되었다”고 개탄했다. 성명은 “주식회사 실천문학사가 본래 정신과는 정반대로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의해 오직 ‘주식 표 대결’로 그 정체성이 결정되는 상황”을 거론하며 “자본의 논리에 의한 소수 대주주의 독점적인 출판사 운영과 계간 <실천문학> 편집권의 장악”에 우려를 표했다. 편집위원들은 “2016년 3월11일의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계간 <실천문학>이 지향했던 대안적 사유와 문학적 형상화의 변증법적 결합을 위한 지난 36년간의 고난한 작업이 쓰라린 패배로, 아니 어이없는 희극으로 종결되었”다며 편집위원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영진 실천문학사 신임 대표는 “출판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방도는 없이 편집권 독립만 내세워서는 곤란하다”며 “출판사 경영과 잡지의 생명력 등 여러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고민 끝에 대표이사 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천문학>을 내는 데 순 제작비만 1년에 6400만원 적자가 나고 인건비와 경상비를 포함하면 연 1억 가까운 결손이 발생하는데도 그에 대한 대책이 없다. 대표이사를 맡고서 확인해 보니 밀린 인세가 2억원이 넘고 회사 잔고가 바닥이라 제작비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은 철저한 내핍 경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이사 봉급도 받지 않을 생각이고 사무실도 더 작은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천문학사가 공적 측면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주주들의 권한 행사를 막고 소수 문인들이 대표와 이사진을 계승하는 기존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대주주라고는 해도 내가 이 출판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고, 필요하다면 내가 가진 주식을 다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시를 쓰고 있으면 쉽게 들키고 싶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시가 암호처럼 보이면, 암호를 풀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시는 더 이상 읽히지 않게 될 거 같아요. 사실은 아무것도 완전히 해결된 게 없는데도, 암호가 풀려버린 기분이 들면 사고가 거기서 멈춰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쉽게 읽히고, 쉽게 들키지 않는 시를 쓰고 싶어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를 찾는 그의 작업은 필연적으로 거인의 어깨 위가 아닌 땅바닥에서 이뤄진다. 열악한 조망에 답답할 순 있겠지만 진짜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시인은 거기서 흙탑을 쌓아 올리지 않는다. 시는 거인의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곡차곡 쌓아 올려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평생 나를 부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게 제가 갖고 싶은 ‘시적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