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1st, 2019

July 21, 2019: 11:49 pm: bluemosesErudition

이창동, 아네스의 노래

: 9:38 pm: bluemosesErudition

박수소리. 나는 박수소리에 등 떠밀려 조회단 앞에 선다. 운동화 발로 차며 나온 시선, 눈이 많아 어지러운 잠자리 머리. 등 뒤에 아이들의 눈동자가, 검은 교복에 돋보기처럼 열을 가한다. 천여 개의 돋보기 조명. (…) 둥그런 현기증이, 사람멀미가, 전교생 대표가, 절도 있게 불우이웃에게로, 다가와, 쌀푸대를 배경으로, 라면 박스를, 나는 라면 박스를, 그 가난의 징표를, 햇살을 등지고 사진 찍는 선생님에게, 노출된, 나는, 비지처럼, 푸석푸석, 어지러워요 햇볕, 햇볕의 설사, 박수소리가, 늘어지며, 라면 박스를 껴안은 채, 슬로우비디오로, 쓰러진, 오, 나의 유년!! 그 구겨진 정신에 유리 조각으로 박혀 밫나던 박수소리, 박수소리.

_ 함민복, “박수소리1″, <우울氏의 一日>, 세계사, 2008.

: 9:14 pm: bluemosesErudition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조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門을열려고안열리는문門을열려고.

이상, 『가톨릭 청년』 34호, 1936. 2.

: 8:33 pm: bluemosesErudition

해수어를 뽑아야 하는데, 담수어를 선발하고 있다.

: 8:06 pm: bluemosesErudition

21~22. 시가 가진 호소력에는 공감 가는 내용만이 아니라 시 고유의 형식도 한몫을 합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아시죠? 메릴 스트립이랑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는. 원작은 카렌 블릭센(혹은 이자크 디네센)이라고,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하고 노벨문학생 후보에도 몇 차례 올랐던 덴마크 작가가 썼어요. 17년 동안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했던 때를 회상하며 쓴 책인데 워낙 아름답고 깊이가 있어서 당시 수상자였던 헤밍웨이가 자기보다 블릭센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고 합니다.

24~25. 19세기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이렇게 말했어요. “어떤 책을 읽는데 전신이 얼어붙어 어떤 불기로도 몸을 덥힐 수 없게 되면, 나는 그것이 시인 줄 안다. 머리 맨 위가 떨어져 나간 듯 몸이 반응해도, 나는 그것이 시인줄 안다. 이것이 내가 시를 알아보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른 방법이 있을까?” (중략) 그런가 하면 디킨슨과 비슷하지만 조금 차갑고 이성적인 대답도 있어요. “시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 반성이에요. 어떻게 반성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지 마세요. ‘왜 나는 반성하지 않는가’도 반성이에요.” 이성복 시인이 시에 대해 강의하면서 한 얘기인데 꼭 시 같지요?

27~28. “시는 우리 자신과 언어의 대화예요. 그러니까, 언어가 하려는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해요. 언어는 너무 중요해서 늘 잊혀요. 작가는 언어를 배려해주는 사람이에요.” (중략)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드가 아시죠? 발레리나 많이 그린. 그 사람이 원래 시를 좋아해서 시인이 되고 싶어 했대요. 그런데 시를 쓰는 게 너무 힘드니까 친구인 시인 말라르메한테 하소연했지요. 하루 종일 시를 생각하는데도 도무지 쓸 수가 없다고. 그랬더니 말라르메가 “시는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언어로 만드는 거야”라고 했답니다. 시를 영어로 poetry라고 하죠. 이 말이 그리스어 포에시스poesis에서 나온 건데 포에시스란 ‘만들다, 제작하다’는 말이래요. 그러니까 시라는 말 자체가 ‘말로 만든다, 말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시에서 언어가 그만큼 중요하단 얘기죠. … 따라서 읽는 사람도 시인이 고르고 골라 아껴 쓴 언어를 민감하게 의식해야 합니다.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마음을 써야 하지요. 이성복 시인이 “언어를 배려한다”고 표현했는데 마음을 쓰는 게 곧 배려입니다.

30.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가 1996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지 않는 모든 지식은 머지않아 소멸하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모르겠어’라는 두 단어를 저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해야 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모든 작품을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36~37. <시경>은 주나라 초기(BC 11세기)부터 춘추시대 중기(BC 6세기)까지 전해오던 시가를 엮은 중국 최초의 시집입니다. 당시 조정에선 각지에 채시관採詩官을 파견해 민간에서 유행하는 노래를 모았답니다. 노래 가사로 민심의 동향을 파악한 거지요. <시경>은 그렇게 전해진 3천여 편의 시가 중 350편을 뽑아 엮은 것인데, 예전에는 사마천이 <사기>에 기록한 대로 공자가 <시경>을 편찬했다고 믿었지만 요즘 학자들은 그 이전에 편찬됐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공자(BC 551~479)가 <시경>을 매우 중시했고,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육경’의 하나로 정리해서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37~39. 고대의 서정시 하면 그리스의 사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고의 서정시인으로 꼽히는 사포는 BC 7세기 경에 활동했는데, 그가 리라를 켜면서 읊은 시가 여러 작가들의 인용문을 통해서 오늘날까지 부분부분 전해지고 있어요. … 플라톤이 사포를 열 번째 무사이mousai라고 했을 정돕니다. 예술을 관장한느 아홉 여신을 무사이, 영어로는 뮤즈muse라고 하는데 사포를 그 속에 포함시킨 거예요. 플라톤은 시가 철학적 사유를 방해한다고 시인 추방론까지 주장한 사람입니다. (중략) 사포는 레스보스 섬 사람입니다. 레즈비언이란 말이 있지요? 여성 동성애자를 가리키는 레즈비언은 원래 ‘레스보스 사람’이라 뜻이에요. 일설에는 사포가 동성애자였는데 유명해지는 바람에 레즈비언이 지금 같은 뜻이 됐다고 하는데, 글쎄요. 사포는 양성애자였고 고대 그리스에선 동성애도 양성애도 흔했답니다. … 어쨌든 레스보스 섬은 시인이나 사랑과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오르페우스라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시인 음악가가 있지요.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죽자 리라 연주로 저승의 신 하데스의 마음을 움직여서 아내를 저승에서 데리고 나와요. 하지만 도중에 절대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어겨서 결국 아내는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고 상심한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만 그리면서 여자들을 멀리합니다. 요즘 같으면 인기스타였던 오르페우스가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을 외면한 거죠. 화가 난 여성 팬들은 그를 잔인하게 죽인 뒤 시신을 갈가리 찢어 사방에 버렸답니다. 그때 강물에 던져진 머리가 노래를 부르면서 레스보스 섬으로 흘러가자 섬사람들이 시신을 수습해 예를 갖춰 묻어줬대요. 최근에는 목숨 걸고 지중해를 건너온 난민들을 품어 준 사랑의 섬으로도 유명해졌는데, 너무 많은 난민들이 몰리면서 갈등도 겪고 있지만 다른 어느 곳보다 따스한 사람들이 사는 곳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51~52. 시의 음악성을 흔히 리듬, 즉 운율이라고 합니다. 운율은 압운(押韻-rhyme)과 율격(律格-meter)이 합쳐진 말인데, 소리가 같은 위치에서 반복되는 걸 압운이라고 하고 시행 전체에 강약, 고저, 장단 등이 되풀이되며 가락을 유지하는 걸 율격이라고 해요.

56~57. 이상은 삼형제 중 맏아들이에요. 아버지가 인쇄소에서 일하다 손가락 세 개를 잃고 이발사로 전업했는데 경제적 능력이 별로 없어서 아주 가난하게 살았답니다. 그래서 세 살 때 큰아버지에게 양자로 가요. (중략) 자신을 액막이 짚 인형인 제웅에 비유합니다. 당시 ‘제웅치기’라고, 대보름 전날 액을 상징하는 짚 인형에 돈을 넣어 거리에 버리면 아이들이 돈은 꺼내고 제웅은 때리는 풍습이 있었는데, 자신이 그렇게 액막이로 쓰이고 버려지는 신세라고 자조한 거지요. 띄어쓰기 없이 죽 이어진 문장들은 그만큼 절박한 심경을 표현합니다. 가뿐 호흡으로 시를 읽다 보면 생활에 쫓기는 화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형식과 내용이 잘 조응된 시예요.

58~59. 이 시를 보면 눈에 띄는 특징이 있지요? 네, 쉼표가 아주 많습니다. 이 쉼표를 살려서 읽으면 호흡이 탁탁 끊겨요. 숨이 턱턱 막히는 어린 화장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시가 전개될수록 문장이 짧게 끊어지면서 쉼표가 많이 나와요.

81. 월트 휘트먼(1819~1892). 이 사람은 십대 시절부터 인쇄공, 목수, 기자, 정당 활동가 등 여러 일을 하면서 시를 썼는데 평생 <풀잎>이라는 단 한 권의 시집을 냈어요. 서른여섯에 자비 출판을 하고 계속 수정보완하며 개정했지요. 그게 전 세계 여러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서, 우리나라에선 정지용 시인이 번역했고, 영국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자기 소설에 인용하기도 했고, 현대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는 “유일한 시인”이라고 극찬했어요.

82. “함장님! 나의 함장님 O Captain! My Captain!”은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했을 때 휘트먼이 쓴 시예요. 남북전쟁이 끝나고 이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구나 생각할 때 링컨이 살해당하잖아요. 시를 본면 험난한 싸움을 끝내고 무사히 돌아왔는데 우리의 캡틴은, 함장은 죽었구나 하며 애통해하는 내용이에요.

91. 예전에 칠레 광부 33명이 69일이나 지하 700미터 갱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적이 있지요. 그때 광부들이 서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며 절망을 떨쳐 냈다고 해요.

112. 오빠 허봉, 난설헌, 동생 허균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삼허’三許라고 불렸어요. 이 셋은 아버지 허엽이 첫 아내와 사별하고 강릉의 김씨와 재혼해서 낳은 자식들이에요. … 허엽이 호가 초당인데 강릉 처가에 살면서 마을 특산품으로 두부를 만든 것이 그 유명한 초당두부랍니다. 허엽의 자식들이 이 두부를 먹어서 똑똑하다고 소문이 나서 굉장히 잘 팔렸는데 그 바람에 허엽은 사대부가 장사로 돈을 번다고 욕을 먹기도 했대요. 아무튼 허엽이 첫 아내에게서 아이 셋을 낳고 둘째 아내에게서 이 삼허를 얻었는데 모두 재능도 성정도 보통이 아니었어요. 결국 허봉은 반대파에 탄핵당한 뒤 방랑하다 객사하고, 난설헌은 요절하고, 허균은 역모죄로 능지처참당했지요.

114~115.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 여자가 시를 짓는 것도 문제요 호가 알려지는 것도 과분한데 이름까지 국내외에 알려지다니 이런 남세스러운 짓이 어디 있냐고 개탄하는 대목이 있어요. 박지원은 거의 이백년 뒤 18세기 사람이고 더구나 고루한 유학자가 아닌 실학자, 자유분방한 사상가로 유명하잖아요. 그런 사람이 이런 말을 한 거예요. 지전설을 주장한 실학자 홍대용이나 책벌레 유명한 이덕무도 마찬가지였고. 16세기 사람인 유성룡이 난설헌 시를 보고 이 집안엔 왜 이리 천재가 많으냐면서 작품을 후세에 잘 전하라고 극찬한 것과 비교해도 후대인들의 사고가 더 고루한 느낌이 들어요.

137~138. 이바라기 노리코(1926~2006). 일흔 셋인가 되던 1999년에 일본의 우경화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대지 말고>라는 시집을 내서 … 거기 보면 “잘못된 모든 걸 시대 탓으로 돌리지 말라 (…)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자신이 지켜라”라고 일갈하는 시가 있어요. 늙어서도 결기가 있고 긴장을 놓치지 않았지요.

146. 노르웨이 시인인 울라브 하우게(1908~1994)도 어려서 가족의 죽음을 겪고 오래 정신병을 앓다가 정신병원에서 외국어를 독학하고 시를 쓰기 시작했대요. 그래선지 시가 쓸쓸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따스함이 전해져요.

151~152. 프리드리히 횔덜린(1770~1843)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목사가 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그것 거부하고 가정교사를 하며 시를 썼어요. 프랑스혁명을 지지하고, 전제군주제에 반대하고, 가정교사 시절 주인집 아내와 금지된 사랑을 했죠. 한마디로 자유를 꿈꾼 이상주의자였는데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혀 미치고 말아요. 서른여섯 살에. 정신병자가 돼서 가족에게 외면당한 시인을 병원 목수였던 치머라는 사람이 자기 집으로 데려가서 돌봤대요. 횔덜린의 <히페리온>이란 작품에 감명을 받아서 무려 36년이나 작가를 보살폈죠. 처음엔 부부가 간병하다 그들이 세상을 뜬 뒤에 딸이 챙겼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163~164.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 이 시를 쓸 때 예이츠는 런던에 있었는데 거리를 걷다가 물소리를 들었대요. 순간 떠나온 고향, 어릴 적에 살던 외가 슬라이고Sligo가 떠올랐지요. 호수가 있고 거기에 작은 섬이 있는 아름다운 곳. 전부터 소로의 <월든> 같은 글을 시로 쓰고 싶어 했던 예이츠는 그때 영감을 얻어 이 시를 썼답니다. 이니스프리는 슬라이고 근처에 있던 호수 섬의 게일어 이름인데, ‘히스꽃이 피어 있는 섬’이란 뜻이래요. 히스꽃이 진달랫과에 속하는 분홍빛, 보랏빛 꽃이라 시에서 “보랏빛으로 빛난다”고 한 거지요. 이니스프리란 이름이 실제로 쓰이지는 않아서, 예전엔 예이츠가 상상한 이상향 같은 곳이라고도 했어요.

167. 예이츠가 모드 곤을 사랑해서 쓴 시 중에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라는 시가 있어요. 마지막 부분만 조금 볼까요? “하지만 나 가난하여, 오로지 가진 것 꿈뿐이라 / 그대 발밑에 내 꿈을 깔아 드리니 / 사뿐히 밟으라, 그대 내 꿈을 밟는 것이니” <진달래꽃>이랑 비슷하죠? 내 꿈을 사뿐히 밟으라Tread softly는 시구가 <진달래꽃>의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를 떠올리게 하잖아요. 예이츠의 시를 김소월의 스스인 김억이 번역해서 소개했거든요. 아마 김소월이 그걸 보고 영향을 받았겠지요.

184. 브레히트의 시에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 주게 된 전설>이란 작품이 있는데, 그에 얽힌 이야기를 보면 둘의 우정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어요. 1939년 나치가 승승장구하던 시절 벤야민은 이 시를 읽고 감명을 받아서 직접 주해를 써 발표해요. 그리고 얼마 뒤 프랑스 수용소에 갇혔을 때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들려주면서 용기를 북돋았지요. 당시 유대인 수감자들은 이 시를 “마법의 부적”처럼 여겼다고 합니다.

194. 인터뷰어가 예전엔 서정적인 시를 쓰더니 왜 요즘은 주제의식이 강한 시를 쓰느냐, 문학은 수사(레토릭) 아니냐고 물으니까 이문재 시인이 ‘왜 문학이 수사고 간접화법이냐?”고 반문해요. 그러면서 인류가 멸망하고 있는 지금, 시인은 타이타닉호의 악사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요. 지구가 파괴되고 인류가 망할 건 분명한데, 시인이 이 침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침몰의 순간에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도록,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조금은 견딜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래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요.

_ 김이경, <시 읽는 법>, 유유,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