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에서 촉발된 관계 환원론(혹은 결정론)에 대한 반론
0. “State는 본디 상태[특히 신분]를 뜻하는 단어였으나 14세기 신분제 정체(polity of estates) 이후 그 의미가 변모한다. 즉, 통치자의 신분(state) 유지와 [그들이 지배하는] 영토 내 정세(states of affairs)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면서,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곧 ‘국가’의 일(affairs of the state)로 인식된다.”
1. “베버(Max Weber)에 따르면, 국가란 주어진 영토 내에서 물리력의 정당한 사용에 대한 독점을 [성공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인간 공동체이다.”
2. “기든스(Anthony Giddens)에 따르면, 국민을 국민국가로 통합하는 것은 민족주의라는 정서의 존재가 아니라 정확하게 규정된 영토적 경계에 대한 행정기구의 통일성이다.”
3. “만(Michael Mann)에 따르면, 국가는 하부구조적 권력(infrastructural power)을 행사하여 경제성장과 발전을 위해 재정, 통화, 산업 정책 등의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시민사회 내 세력들을 경제발전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게 조정한다.”
4. “풀란차스(Nicos Poulantzas)에 따르면, 국가란 계급들과 계급 분파들 사이 세력 관계의 물질적 응축이다.”
1. 일명 ‘사이코패스’로 일컬어지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선천적 성향이나, 그 발현 양상은 후천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위반의 쾌락(guilty pleasure)을 조장하는 사회에선, ’타인의 얼굴’을 망각하게 함으로써 정신병질(psycho-pathy)의 표출 욕동을 억제할 양심을 제거한다.
2. 예수의 정신이 깃든 “타인의 얼굴은 나의 자발적인 존재 확립과 무한한 자기 보존의 욕구에 도덕적 한계를 설정한다. 타인은 거주와 노동을 통해 이 세계에서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추구하는 나의 이기심을 꾸짖고, 타인을 영접하고 환대하는 윤리적 주체로서 나 자신을 세우도록 요구한다.”
3.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행 기독교는 우리에게 기만적인 죄의식을 느끼게 함으로써 ‘불안 없는 쾌락’을 향유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것이 바로 만물을 상품화하는 자본과 맘몬의 교회가 결탁하는 방식이다.
‘사실의 부족과 이론의 과다’를 지양하기 위해선, “눈 앞에 펼쳐 보이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충실하게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것으로부터 추상의 경지에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만약 양적 자료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머문다면, “인간의 물화(物化)를 학문으로 치장하는” 꼴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