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브리는 인생의 비바람을 잠시 피해 갈 수 있는 영적 오두막입니다. 본래 라브리란 말은 불어로 원두막, 쉼터, 피난처란 뜻인데, 산이나 들에서 풀을 뜯어먹던 양들이 폭풍과 비바람을 만났을 때 잠시 쉬어 가는 곳을 의미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버스를 기다리며 비바람을 피해 가도록 정류장에 세워져 있는 조그마한 대피소를 말하기도 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라브리는 로뎀나무나 아둘람굴처럼, 자신이 처한 인생의 문제와 더불어 씨름해야 하는 곳입니다. 만약 인생의 문제로부터 도피하려고 라브리에 찾아온다면 그것은 큰 실수입니다.”(276)
2. “라브리는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대답을 탐구하는 공부방입니다. 라브리는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해 기독교가 대답을 줄 수 있다고 믿으며, 우리는 세계관 전쟁 혹은 사상의 전쟁에 직면해 있다고 믿습니다.”(277)
3. “라브리는 사랑과 진리를 실험하는 공동체입니다. 라브리는 수양관이 아닙니다. 라브리는 영육이 편히 쉬는 곳이기는 하지만 휴양소는 아닙니다. 특히 라브리는 기도원이 아닙니다. 기독교인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경건의 훈련이나 기도하는 곳과는 전혀 다릅니다.”(278)
4. “라브리는 유럽의 영적 문제에 맞서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라브리는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10년 후인 1955년에 설립되었는데, 그때의 시대적 상황은 한마디로 종교적인 공황기였습니다. 즉 유럽 전체가 전쟁의 후유증을 앓고 씨름하던 때였는데, … 반지성적인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당시의 교회는 실존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아서 감정적이고 체험적인 신앙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기독교 신앙을 무시했습니다.”(279)
5. “현재 활동하고 있는 라브리는 … 여덞 개의 합숙연구원과 두 개의 자료센터입니다. 합숙연구원은 스위스,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미국 사우스보루와 로체스타, 한국, 캐나다 등입니다. 자료센터는 호주와 독일에 있습니다.”(281)
6. “라브리의 기본적인 실제 운영원칙은 단순합니다. 실존하시는 하나님의 실재성, 하나님의 성품, 특히 그분의 사랑과 공의,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형제된 사람들 사이에 초자연적으로 회복된 인간관계의 실재성을 과시하는 것. 이것이 라브리 사역의 목적이요, 핵심 정신입니다.”(283)
7. “라브리는 재정 후원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거만하거나 교만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고 도움을 호소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실존을 믿고 그분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정 후원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필요를 라브리 가족들에게 숨기거나 알리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 이런 운영 원칙은 라브리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고 … 하나님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라브리가 불필요하게 존속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재정적인 필요가 채워지지 않고,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고, 일을 함께 하려는 간사들도 없고, 사역에 대한 아무런 비전과 소망도 없고, 열심히 일하지만 열매가 없다면, 그때는 인위적으로 라브리를 유지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폐쇄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입니다.”(287~288)
* 성인경(2007). <라브리의 운영 정신>, <<부드러운 칵테일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꿈을 이루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