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셰일오일(또는 가스)은 진흙이 쌓여 생성된 ‘셰일(Shale)’ 암석층에 녹아 있다. 지하 깊은 곳에 넓게 퍼져 있다 보니 땅 아래 직선으로 구멍을 뚫어 뽑아내는 전통 방식(수직 시추)으로는 생산이 어려웠다. 미첼은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섞은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을 부수고 셰일오일이나 가스를 분리해내는 추출법을 개발했다. 수압파쇄기법 개발은 새로운 개념의 ‘21세기 석유왕’ 탄생을 알리는 신호였다. 2013년 포브스가 평가한 미첼의 재산은 20억 달러였다. 문제는 있었다. 셰일오일(또는 가스) 채취 과정이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미첼은 그래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 미첼은 환경오염이 덜한 채굴 기술을 개발해 달라며 환경보호재단에 거액(7억5000만 달러)의 재산을 기부했다.
2. 세계 경제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며 유가가 떨어지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기 시작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에너지 러시’ 보고서는 “OPEC이 의도적으로 혹은 회원국 간 의견 조정의 실패로 산유량을 제한하지 못해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의 셰일오일 등 고비용 구조의 유정은 폐쇄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셰일오일 등으로 위협받던 OPEC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셰일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3.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오일(또는 가스) 개발 이득이 없어진다. 기술적 어려움으로 셰일오일 채굴비용은 천연가스나 원유 채굴 보다 많이 든다. 보통 셰일오일 생산업체는 이윤의 약 50%를 건설 및 장비 구입 비용에 사용한다. 유정 개발비용도 통상 유정 1개당 300만~1200만 달러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유가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채굴비용을 뽑고 수익을 낼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신흥국 수요가 늘며 급등한 유가가 수익을 뒷받침했다. 그런데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늘리며 기름값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유가가 떨어지니 굳이 셰일오일을 개발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셰일오일 개발로 낮아진 석유 가격이 자신들의 숨통을 조이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묘한 상황이 온 것이다.
4. 가파른 유가 하락은 셰일오일이나 오일 샌드, 심해 유전 개발 등 고비용의 비전통적 원유 생산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사업을 위축시킨다. 그 결과 공급 감소를 피할 수 없고 원유 가격이 다시 폭등하는 수퍼 사이클이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