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December 14th, 2015

December 14, 2015: 10:48 pm: bluemosesErudition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76년 김명인·김승희·김창완 시인 등 젊은 시인들과 함께 ‘반시(反詩)’라는 동인을 만들었습니다. 60년대 선배 시인들이 난해하고 추상적인 시들을 많이 썼는데, 우리는 ‘일상의 쉬운 언어로 현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자 한다’는 의미로 ‘반시’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죠.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현대시의 역사를 보면 최남선을 기점으로 해서 오늘까지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까. 오늘과 같은 모험적인 시들, 이른바 ‘미래파’라고 불리는 시인들이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고인 물 속에 살 수는 없으니까, 시의 미래를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어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고 시는 인간의 삶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할 때 시들이 소통의 물꼬는 틔워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5:59 pm: bluemosesErudition

누군가 책을 추천해달라 하여, 김남준의 <존 오웬의 신학>을 권했다.

: 3:58 pm: bluemosesErudition

김현 묻던 날, 기억나지 그날? - 이성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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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묻고 돌아올 때, 그 장마 구름 잠시 꺼진 날,

우리는 과속을 했어, 60킬로 도로에서 100으로.

우리는 재빨리 도망치고 있었던 거야 추억에서.

단속하던 의경 기억나지?

의경치고도 너무 어려

우리의 복잡한 얼굴을 읽을 줄 몰랐어.

마침내 죽음의 면허를 따 영정이 되어

혼자 천천히 웃고 있는

웃고 있는 김현의 얼굴이 속절없이 아름다웠고

그 얼굴 너무 선명해서 우리는 과속을 했어.

경기도 양평의 산들이 패션쇼를 하려다 말았고,

딱지를 뗐고,

그 딱지 뗀 힘으로

우리는 한 죽음을 벗어났던 거야.

_ 황동규, 『미시령 큰바람』(문학과 지성사, 1993)

: 3:43 pm: bluemosesErudition

무언가를 하려거든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