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을 구현하는 실천의 모범적 사례.
“통계와 민중의 심리를 의식 속에 흡수하고 여러 이론들을 혼합시키는 가운데 정치력과 영도력을 발휘했고, 그러한 통치력에 호감을 느낀 중국인들은 그를 구세주처럼 환영했던 것이다. 그는 병사가 바라는 바가 무엇이고, 일반 인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통찰해 그들로부터 동정과 지지를 받아낼 수 있었기 때문에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 그리고 강대국의 지원을 받았던 장개석 국민당군에게 승리할 수 있었다.”(김승일, 2009: 92)
* “작은 불씨 하나가 들판 전체를 태우듯”(星星之火 可以燎原)
가장 내밀하여 가장 보편적인, 사회성과 서정성의 접점은 [윤리로서의] ‘인권’이 아닐까. 서준식의 근황과 동향이 궁금하다.
“나는 이런 세태가 고통스럽다. 출렁이는 국가주의의 물결, 탈정치화의 거대한 에너지, 그리고 군사독재와 맞섰던 항쟁의 대대적인 체제내화에 바닥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진정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대규모로 진행되는 저항운동의 체제내화다.” “참다운 래디컬은 체제내화되지 않는다.”
“이 책이 시도하는 것은 구글어스 시대의 사진찍기이며, 나아가 포스트 미디어 시대 예술에 관한 개념적 실천이다. 동서남북을 종횡무진하는 작가의 신체는 매우 한정적이다. 이를 명확히 인식하는 그는 사막 모래 언덕에서 신체의 관능미를 포착한다. 그러면서 카메라에 GPS를 장착해 사진을 찍은 해당 장소의 인공위성 사진을 따다 붙였다. 작가가 몸으로 만난 사막과 디지털 정보의 사막이 한 화면에서 만나는 것이다. 매끈한 사막에 문자정보를 수반한 인공위성 사진을 끼워넎는 것은 이미지 고유 논리를 깨는 행위다. 이것은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사진찍기를 성찰하는 예술 행위다. 김홍희는 첨단의 디지털 문명 아래 매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몸을 움직여 촬영한 이미지가 과연 어떤 울림을 가지는지 성찰한다. 또한 그 아날로그 시스템이 완벽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인공위성 사진과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묻고 답하고 있다.”
“들뢰즈는 존재들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개념’과 ‘개념의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개념의 환경이라는 것이 바로 사유의 이미지, 사유의 환경, 혹은 내재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내재성’이라는 것은 우리말이 주는 선입견 탓에 어딘가에 ‘내재’해 있을 거라는 느낌이 강하나, 이 느낌은 사실이 아니다. (중략) 주체에도, 대상에도 속하지 않고 그 스스로 안에만 존재하는 들뢰즈의 내재성은 오로지 내재성에만 내재한다. 그리고 또한 들뢰즈가 주장하는 내재성의 환경은 아무 전제도 없는 사유를 강요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 선/악, 미/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전제 없이 시작하는 것.”
“사진 한 장 한 장은 모두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사진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하지 못한다. 사진 찍은 사람의 기억과 추억이, 우리를 자극하고 미소 짓게 하려면 사진 내용이 우리의 기억과 추억에 맞닿아야 한다. 이 맞닿음이 바로 ‘보편’이다. 사진이 보편성을 획득할 때 감동이 일어나고 미소 짓게 된다.”(김홍희_좋은생각, 09. 12.)
소통은 ‘맞닿음’을 전제한다. 아무 전제도 없는 사유는, 자의적 개념 형성에 관대한 나머지 소통 없는 고함을 지른다. 난해의 일부는 자폐에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