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1st, 2018

January 1, 2018: 12:12 am: bluemosesErudition

콜맨 리포트의 맹점은 ‘수업의 간과’에 있다고, 이혁규는 <수업>에서 말한다. 맞다, 그러나 틀리다. 콘텍스트에서 텍스트를 따로 떼어낼 수 없다. 사회적 진공은 유감스럽게도 성립하지 않는다. 하여 교사의 영향력, 이를테면 피그말리온 혹은 골렘 효과를 콜맨이 다루지 않아 한계라는 건 억지에 가깝다. 양방의 분석을 비판한 질방의 접근은 따뜻하나 싱거워 심심하다.

: 12:08 am: bluemosesErudition

안희경 = 우리의 문명, 위기인가요?

바우만 = 우리는 이곳 영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엄청난 규모의 문명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극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죠. 뉴욕타임스 일요일판에 나온 기사 하나에 담겨진 정보가 18세기에 살던 가장 똑똑한 어른이 평생 흡수하는 정보보다 더 많습니다. 지식과 기술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지 감이 올 거예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결론을 이끌어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매우 엄청난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죠. 하지만 결과를 예견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이 느낌을 ‘파멸’, ‘거대한 혼동’, ‘우리를 위협하는 쓰나미’라고 부르곤 하는데, 나는 이것이 잘못된 해석이라고 봅니다. 대신 현재 일어나는 일의 실체가 무엇인지 해석하고 답을 제출하는데 집중해야 돼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단순화해 말하면 최고 권력의 공백 기간 속에서 살고 있는 ‘인터레그넘(interregnum)’입니다.

안희경 = 인터레그넘, 생소한 단어입니다.

바우만 = 두 명의 왕 사이에 있는 시기예요. 프랑스말로 하면 “Le roi est mort, Vive le roi.(왕이 서거했다, 새 왕 만세)” 옛 왕은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지 않죠. 죽었으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인터레그넘(궐위)의 의미입니다. 오늘날 이는 무슨 뜻일까요? 옛 방식이 매우 빨리 노화하고 더 이상 작동되지 않는데, 새로운 활동은 그 방법조차 개발되지 않은 상태인 거죠. 우리는 무엇이 안 좋은지 알고 제거하고 싶은데, 그에 대한 분명한 인식은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달려왔는지는 아는데 어디로 가는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비전이 명확하지 않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