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942년 이탈리아 태생. 1979~94년 발터 벤야민 이탈리어판 전집 편집자 역임. 1995년 <호모 사케르> 연작 발표.
1. “칼 슈미트는 노모스(nomos)란 ‘나누다’라는 의미를 갖는 네메인(nemein)에서 파생된 단어로, 인민의 정치적/사회적 질서가 공간적으로 가시화되는 형태를 뜻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목초지나 영토를 측정 분할하는 질서라는 노모스의 뜻이 밝혀주는 장소확정(Ortung)과 질서(Ordnung)의 연결관계는 아감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안과 바깥, 포함과 배제의 장소를 정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는 주권권력의 노모스를 측량하고, 이미 그어져 있는 선들을 지우고 다시 긋는 것, 이것이야말로 토지측량사 요제프 K(아감벤)의 주요한 관심사이다.”(양창렬, 2010: 215)
2. “주권권력은 본래부터 생물학적 생명을 예외상태 속에서 배제하는 동시에 포함함으로써 벌거벗은 생명을 만들어낸다.” “슈미트에 따르면 주권자는 법질서의 외부와 내부에 동시에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주권의 역설이다. 슈미트가 ‘주권자란 예외상태에 관해 결정하는 자’라고 말할 때, 이는 주권자가 스스로 규칙의 효력을 정지함으로써 예외상태를 창출하고, 이 예외(즉, 법질서의 외부)에 놓인 것을 바깥에서 붙든다는 뜻이다.”(양창렬, 2010: 224~225)
3. “아감벤은 언어론의 도식을 주권권력이 행사되는 예외적 메커니즘에 적용하고 있다. 또는 언어론의 도식과 예외적 메커니즘 사이에는 동형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언어활동 속에서 취소되고 보존된, 즉 분절된 음성인 소리가 의미과정을 거쳐 말이 되고, 또 말하는 주체를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권권력의 포함적 배제에 의해 벌거벗은 생명이 분절되어 이런저런 사회적 주체들이 만들어진다. 이 분절 메커니즘을 아감벤은 ‘장치’(dispositif)라고 부르기도 한다.” “언어는 가장 오래된 장치인지도 모른다.”(양창렬, 2010: 225~226)
* 주권은 경계를 규정한다. 예외상태는 ‘경계 안(포함적) 하류 대중(배제)의 처지’를 뜻하며, 상/하의 분절은 “장치”를 통해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