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September 22nd, 2010

September 22, 2010: 2:51 pm: bluemosesErudition

0. 1937년 모로코 태생. 1969년 UCF-ML(프랑스 맑스-레닌주의 공산주의자 연맹) 결성.

1. “사회구조의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선한 의지를 가진 개인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 바디우의 설명에 따르면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사건이 필요하며, 이 사건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통해 어떤 새로운 것(진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건은 변화의 출발점이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얼마 후에는 사라져버린다. 사건으로부터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려면 사회 안에 사건의 흔적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실은 이 흔적을 만드는 과정이야말로 바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다.”(장태순, 2010: 57, 59)

2. “한 사회의 참 모습을 말하는 일이 가능하려면 그 말이 가리키는 지시대상이 필요하다. 이 대상은 그 사회 안에 있지만 사회 자체는 아니며, 사회의 특정한 대상이나 부분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반영하는 보편성을 띠고 있어야 한다. … ‘새로운 것’이 바로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까닭에 바디우는 이것을 진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바디우가 말하는 진리는 말이 아니라 실체이며, 기존의 사회체제를 벗어나는 새로움이자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바디우에게 진리를 추구하는 것과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모두 같은 일이다.”(장태순, 2010: 59)

3. “사건은 일어난 후에 곧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사건은 사회 안에 적어도 하나의 흔적을 남기는데, 그것은 사건의 이름이다. 이름은 사건의 본질적 요소 중 하나로, 모든 사건은 스스로를 사건이라고 선언하지 않는 한 아무리 큰 규모의 일이라도 구조 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 일로 간주된다(예: 소요, 사태, 폭동 등). 반면에 사건은 구조를 벗어나는 독특한 것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은 이것을 전에 없던 새로운 이름으로 부른다(예: 68혁명, 광주항쟁). 그리고 이 이름은 사건이 사라진 후에도 사회에 남아 있게 된다. 사건이 사라진 후에 이 사건의 독특함을 사회 속에서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 이런 움직임에 참여하는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사회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이런저런 것들에 대해 그것이 사건이 일으킨 충격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이 판단과정을 바디우는 탐색(enquête)이라고 부르며, 판단의 기준을 충실성(fidélité)이라고 일컫는다.”(장태순, 2010: 62~63)

4. “바디우가 드는 충실성의 예로는 러시아 10월 혁명이라는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레닌주의와 트로츠키주의(이처럼 하나의 사건에서 둘 이상의 충실성의 절차가 생겨나는 것도 가능하다), … 사랑의 경우라면 연인들이 만남이라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해가는 모든 행위가 탐색의 과정이며 충실성을 따르는 것이다. 이런 각각의 탐색과정에서 ‘사건에 충실함’이라는 기준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것을 명시적으로 말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자의적인 기준은 아니며,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분명할 뿐 아니라 연역의 경우처럼 엄격하기까지 한 것이다.”(장태순, 2010: 63)

5. “변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이 아니라 이미 일어났던 사건이다. 문제는 이미 일어났던 사건 중에서 어떤 것을 이어갈 것이며, 그것을 이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이지,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가 아니다.”(장태순, 2010: 66)

* 사회변혁의 정치는 ‘사건’의 탐색적 계승을 통해 실현된다.

: 3:33 am: bluemosesErudition

0. 1949년 독일 태생. 1982년 <권력비판: 푸코와 비판이론>으로 박사학위 취득. 1990년 <인정투쟁>으로 교수자격 취득. 2007년 국제헤겔학회 회장 취임.

1. “규범적 비판을 위해 좋은 삶에 대한 그림이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특정한 표상을 기준으로 전제할 수 없는 이런 막힌 골목길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길로 호네트가 생각하는 것이 ‘형식적 윤리학’ 혹은 ‘약하고 형식적인 의미의 인간학’이다. … 인간 삶의 특정한 목적을 전제하지도, 문화와 시대에 따른 특수한 삶의 모습을 보편적 삶의 지향으로 특권화하지도, 사람들의 속성을 본질주의적으로 규정하는 것도 피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철학은 ‘약한‘ 인간학을 추구한다. 그리고 바람직한 삶으로 여겨질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의 공통된 전제조건을 이런 인간학적 규정들로 포착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요구로 인해, 약한 인간학은 동시에 ‘형식적‘ 인간학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재구성된 인간적 조건들은 자아를 실현하는 보람찬 삶을 영위하려면 꼭 충족되어야 할 필수적 삶의 조건이라는 의미에서 ‘규범적‘ 성격을 가지며, 따라서 형식적 인간학은 형식적 ‘윤리학’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러니까 호네트가 구상하고 있는 사회철학은 약한 [철학적] 인간학을 바탕으로 구성된 좋은 삶에 대한 형식적 윤리학을 규범적 기준으로 삼아서, 개별 경험과학의 도움을 받아 사회의 그릇된 발전방향을 진단하고 비판하는 것을 과제로 떠맡게 된다.”(강병호, 2010: 291~292)

2. “인정(Anerkennung)은 단순히 [찰스 테일러 식의] 성적/문화적 차이의 긍정이 아니라 좋은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긍정적 자기관계를 위한 조건이다.”(강병호, 2010: 318)

3. “호네트가 정체성 형성이라는 개념으로 뜻하는 것은 인격적 통합의 성취 혹은 긍정적 자기관계의 형성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자신과 관계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서만 자신을 인정할 수 있다. 긍정적 자기관계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바로 여기에 개인심리학을 넘어서 사회이론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확보된다. 자기를 실현하는 보람찬 삶에 필수적인 인간학적 전제조건이 되는 긍정적 자기관계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정서/육체적] 자기신뢰(Selbstvertrauen), [제도/도덕적] 자기존중(Selbstachtung), [사회/문화적] 자기평가(Selbstschätzung)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에 세 가지 인정형식이 상응한다: 1)사랑과 보살핌, 2)권리와 존중, 3)사회적 가치평가.” “호네트는 이런 아이디어의 단초를 헤겔의 초기 저작, 그러니까 <정신현상학>을 쓰기 이전에 헤겔이 예나에서 쓴 저작들에서 발견한다. 조지 허버트 미드는 이런 아이디어의 형이상학적 옷을 벗겨내 경험적 사회심리학으로 재구성했는데, 호네트는 <인정투쟁>에서 초기 헤겔로부터 미드로 이어지는 이론사적 흐름을 좇아 자신의 인정이론을 발전시켜나간다.”(강병호, 2010: 293~295)

4. “‘자기신뢰’가 친밀한 사적 관계 속에서, ‘자기존중’이 법-도덕적 권리체계 속에서 성취된다면, ‘자기평가’는 연대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활동과 성취를 공동의 삶에 대한 가치 있는 기여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가치평가라는 방식을 통해 구성되는 상호적 인정관계를 우리는 연대의 틀이라 부를 수 있다.”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신뢰하고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기신뢰’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의 심리적 전제조건이 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자신을 타인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이해하는 ‘자기존중’과 자신을 고유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개인으로 이해하는 ‘자기평가’가 형성된다.”(강병호, 2010: 300~301)

* 긍정적 자기관계의 여건을 최대한 제공하는 ‘좋은 삶’을 구현하고자 약한 인간학/형식적 윤리학에 근간한 규범적 비판을 수행하는 사회철학

: 2:50 am: bluemosesErudition

“페브르는 역사학이 ‘사실’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역사가의 임무는 현실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브르와 블로크가 지향한 ‘새로운 역사학’은 잡지의 제목에 나와 있듯이 경제사회사였다. 이들은 전통적인 역사가들이 세 개의 우상(偶像) - 정치, 개인, 서사 - 을 숭배한다고 비판하였다. 따라서 아날학파의 1세대가 지향한 역사학은 정치에서 경제/사회로, 개인에서 집단으로, 서사에서 구조로 옮겨갔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