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의지로 2년 반 동안 초진 환자를 15분 동안 진료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임재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싶어 불편함을 무릅쓰고 찾아온 환자도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긴 진료 덕에 환자 궁금증이 풀리고 의사는 더 정확한 진찰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 의지로 2년 반 동안 초진 환자를 15분 동안 진료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임재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싶어 불편함을 무릅쓰고 찾아온 환자도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긴 진료 덕에 환자 궁금증이 풀리고 의사는 더 정확한 진찰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의 표지 속 그림을 자세히 봐주십사 요청을 드리는 바입니다. 좀 묘하죠. 강 위를 떠가는 배 위에서 여자는 노를 젓고 남자는 하모니카를 부는 가운데 두 사람의 얼굴 속 이목구비가 몽땅 지워져 있으니 말입니다. 왜 눈을 지우고 왜 코를 지우고 왜 입을 지웠을까요. 그럼에도 왜 눈에서는 눈물이 고이고 왜 코에서는 콧물이 맺히고 왜 입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듯할까요. 눈물로 뒤범벅된 얼굴이니 가난한 남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물로 뒤범벅된 얼굴이니 이별을 앞둔 연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물로 뒤범벅된 얼굴이니 죽음을 공유한 부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림 속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유추해보는 가운데 이목구비 없이도 눈을 타고 코를 타고 입을 타고 흐르는 슬픔의 어떤 기저가 강에 떠 살다 가는 우리네 한 생을 참도 잘 대변한다는 확신만은 분명히 들게 하네요. 그래서 책장을 넘기다가 문득 한 번씩 표지로 시선을 옮겨보십사 다소 건방질 수 있는 팁도 이렇게 드리는가 보아요. 참고로 표지 속 그림은 이스라엘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 중인 화가 기드온 루빈의 작품이고요, 제목은 무제라네요. 2018년 9월 한국에서의 대규모 첫 전시가 있다고 하니 미리 눈에 익혀두셨다가 내년에 반가이 뛰어가 실물로 확인하셨으면 하네요.”
안셀무스(Anselmus)는 “알기 위해 믿는다”(credo ut intelligam)고 했고,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알기 위해서는 믿고, 믿기 위해서는 알라”(crede ut intelligas; intelligas ut credas)고 했다.
“카이스트가 공개한 2013년 신입생들의 출신 고교별 학점 변화를 보면 과학고·영재고 출신 학생들의 성적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체되거나 떨어져 결국 일반고 학생들이 3~4학년 때 이들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 성적은 영재고(3.38점)와 과학고(3.34점) 출신들의 학점이 일반고(3.13점) 출신들보다 높지만, 3학년 땐 일반고 학생들이 영재고 학생들을 따라잡고 4학년이 되면 일반고 출신들(3.56점)이 과학고(3.53점)·영재고(3.34점) 출신들을 추월한다는 것이다.”
“2017년 자사고·외고는 2013년 재판이 되지 않는다는 더욱 강력한 시그널부터 보내야 한다.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사회적 대화는 중요하지만, 4년 전 집단반발의 ‘승리’를 경험했던 이들에게 자칫 그릇된 신호로 작용해선 안 된다. 교육의 근본체질을 바꿀 수능절대평가, 고교학점제 등 무엇 하나 고교서열이 강고한 현실에선 온전히 발도 못 뗄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지원 등으로 교육복지예산이 급증할 것이다. 하지만 오이시디(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공교육비와 1년 사교육비 시장(33조원)이 공교육비(27조원)보다 큰 현실을 고려하면 감당 가능한 비용이다.”
그는 겁이 많다. 염려도 많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두려운 것을 견디다 못해 유난히 외로웠고 나름의 용기를 내어 그걸 회피하면 한 줌의 안온함이 길고 긴 고단함으로 오랫동안 그를 돌려 세웠다. 스물 셋에 진해 6정문을 빠져 나온 뒤, 스물 여덟 3정문을 드나 들며 차츰 저 불안이 소진될 때까지 나약함을 밀어붙였다. 안심이 되어야 간혹 숨이 가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로도 열 두 해 동안 두들겨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