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오달수, 올드 보이.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_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파레토의 법칙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발견했어요. 영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소득 통계를 조사하던 파레토는 당시 영국 인구의 약 20%가 영국 전체 부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답니다. 그 외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되었고요. 일본 곤충학자 하세가와 에이스케는 곤충 세계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을 찾아냈어요. 에이스케가 개미를 관찰한 결과 개미의 종류와 무관하게 일개미 중 70% 정도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자기 몸을 핥거나 하릴없이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꿀벌도 일벌 중 20% 정도만 열심히 꿀을 모으러 다녔다고 해요. 신기하게도 열심히 일하는 20%의 꿀벌을 따로 떼어놓으니 이 무리 중 20%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80%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았대요. 1940년대 말 루마니아 출신 경영 컨설턴트인 조지프 주란(Joseph Moses Juran ·1904~2008)은 이런 현상이 기업 경영에서도 나타난다며 이를 ‘파레토 원칙(Pareto principle)‘ 또는 ‘2080 법칙’이라고 불렀어요.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주요한 20%를 해결하면 나머지 80%는 저절로 해결되더라’는 게 주란의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