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에 읽은 신춘문예 시 당선작들은 대체로 잘 만들어진 것들이었지만 한두 작품을 빼면 매혹적이지 않았다. 대단한 진리도 아니지만, 잘 쓴 것과 매혹적인 것은 확실히 같지가 않다. 왜 이런 것일까 하는 해묵은 궁리를 또 했다. 답은 매번 달라진다. 이번에는 이렇게 답하자. 대다수의 당선작들은 ‘알고 있는’ 시였다. 자신이 무엇을 쓰려고 하는지를, 또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그러나 어떤 매혹적인 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모르는’ 시들이라는 데 있다. 그 시들은 모른다고 말한다. 자신이 지금 무언가를 포착했고 느꼈고 썼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것.”
_ 신형철, 201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