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감금, 해결 강박, 타인 비평 + 이국적 취향 과시
“사토리 세대는 이전의 ‘유토리(ゆとり·여유) 세대’가 경쟁이나 힘든 일을 싫어하지만 ‘욕망’에는 지갑을 열었던 것과도 차이가 있다. 유토리 세대란 19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일본 정부가 창의성을 살린다며 경쟁을 지양하고 학습량을 크게 줄였을 때 교육받은 세대다. 반면 사토리 세대는 ‘욕망하지 않는 세대’로 규정된다. 자동차나 브랜드 옷을 사지 않는다. 스키나 테니스 등 스포츠도 하지 않는다. 여행을 하지 않는다. 연애에도 관심이 없다. 돈을 열심히 모으지만, 필요 이상으로 돈 벌려는 욕심도 없다. NHK가 올 들어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의 28%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 61%가 ‘대체로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토리 세대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잃어버린 20년’의 경험을 통해 ‘욕망해 봤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생긴 일종의 자기방어적인 혹은 강요된 만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고대행사 하쿠호도(博報堂)의 하라다 요헤이(原田曜平) 청년연구소장은 “사토리 세대는 불경기밖에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적게 욕망하고 그 좁은 틀 안에서 만족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라고 말했다.”
“한때 당연시되던 ‘대학교 진학, 대기업 입사, 중산층 가정’이라는 꿈같은 시나리오가 폐기 처분된 지금 시대에 과연 어느 누가 과로사를 각오하며 회사에 투신하고, 부조리한 사회 제도를 자신의 부족한 능력 탓이라 자해하며 버틸 수 있을까? 결국 이때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취할 수 있는 삶의 태도는 어려운 상황에 안주해 버리는 것이다. 먼 미래의 불투명한 성공에 현혹되기보다는 하루하루 일상에 만족하며 인생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이것은 배부른 젊은이들의 값싼 투정이 아니다. 오히려 생존하기 위해 그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적응 방식인 것이다.”
“인간은 어느 순간에 ‘지금 불행하다’, ‘지금 생활에 불만족을 느낀다’라고 대답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금은 불행하지만, 장차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때다. 미래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사람이나 장래의 인생에 희망이 있는 사람은 ‘지금 불행하다’라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 즉, 인간은 미래에 더 큰 희망을 걸지 않게 됐을 때, ‘지금 행복하다’ 혹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라고 대답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리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지금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고도성장기나 거품경제 시기에 젊은이들의 ‘생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던 이유가 설명된다. 말하자면, 그 시기의 젊은이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믿었다. 더불어 자신들의 생활도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품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은 불행하지만, 언젠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소박하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