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1장 = 원고지 8~10매 = 1,700~1,800자
찬비 내리고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은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_ 나희덕,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창비, 1994.
EPH 4:1-3 ESV
I therefore, a prisoner for the Lord, urge you to walk in a manner worthy of the calling to which you have been called, with all humility and gentleness, with patience, bearing with one another in love, eager to maintain the unity of the Spirit in the bond of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