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말로 알려져 있지만, 저 말은 사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던 문구였어요. 당시 아테네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을 만큼 유명한 말이었죠. 철학사가인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저 말의 주인공은 고대 그리스의 7현인 중 한 명이었던 탈레스였다고 해요. 물론 이 역시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어쨌든 소크라테스가 처음 한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하죠. 그렇다면 왜 저 말이 소크라테스의 이름과 함께 전해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저 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찾아냈기 때문이에요.
“도대체 그 신은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또한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내 자신이 다소간에 현자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터인데. 그렇다면 신이 나를 두고 가장 현명한 자라고 단언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일까?’ … 그러다가 저는 그야말로 겨우겨우 이와 같은 식으로 그 뜻을 알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현자로 여겨지는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제가 찾아간 겁니다. 그건 그 신탁에 대해, 어디서고 그럴 수만 있다면, 그 경우에 논박을 하고, 그 신탁의 응답에 대해 ‘여기 이 사람이 저보다도 더 현명한데도, 당신께선 제가 그러하다고 하셨습니다’ 하고 선언을 하려고 말씀입니다. (중략) 제 마음 속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사람보다야 내가 더 현명하지. 그건, 실은 우리 중에서 어느 쪽도 훌륭하디 훌륭한 것이라곤 아무 것도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이 사람은 자기가 실은 알지도 못하면서 대단한 걸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야, 사실상 내가 알지 못하듯, 알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이지. 어쨌든 적어도 이 사람보다는 바로 이 사소한 한 가지 것으로 해서, 즉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이 사실로 해서, 내가 더 현명한 것 같아’라고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그러니 자신을 알라고 명하는 자는 우리에게 혼을 알라고 시키는 걸세. … 자신을 알려면, 혼을 들여다봐야 하고, 무엇보다도 혼의 훌륭함, 즉 지혜가 나타나는 혼의 이 영역을 들여다봐야 (하네).” <알키비아데스 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