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February 25th, 2017

February 25, 2017: 8:48 pm: bluemosesErudition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말로 알려져 있지만, 저 말은 사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던 문구였어요. 당시 아테네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을 만큼 유명한 말이었죠. 철학사가인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저 말의 주인공은 고대 그리스의 7현인 중 한 명이었던 탈레스였다고 해요. 물론 이 역시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어쨌든 소크라테스가 처음 한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하죠. 그렇다면 왜 저 말이 소크라테스의 이름과 함께 전해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저 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찾아냈기 때문이에요.

“도대체 그 신은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또한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내 자신이 다소간에 현자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터인데. 그렇다면 신이 나를 두고 가장 현명한 자라고 단언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일까?’ … 그러다가 저는 그야말로 겨우겨우 이와 같은 식으로 그 뜻을 알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현자로 여겨지는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제가 찾아간 겁니다. 그건 그 신탁에 대해, 어디서고 그럴 수만 있다면, 그 경우에 논박을 하고, 그 신탁의 응답에 대해 ‘여기 이 사람이 저보다도 더 현명한데도, 당신께선 제가 그러하다고 하셨습니다’ 하고 선언을 하려고 말씀입니다. (중략) 제 마음 속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사람보다야 내가 더 현명하지. 그건, 실은 우리 중에서 어느 쪽도 훌륭하디 훌륭한 것이라곤 아무 것도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이 사람은 자기가 실은 알지도 못하면서 대단한 걸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야, 사실상 내가 알지 못하듯, 알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이지. 어쨌든 적어도 이 사람보다는 바로 이 사소한 한 가지 것으로 해서, 즉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이 사실로 해서, 내가 더 현명한 것 같아’라고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그러니 자신을 알라고 명하는 자는 우리에게 혼을 알라고 시키는 걸세. … 자신을 알려면, 혼을 들여다봐야 하고, 무엇보다도 혼의 훌륭함, 즉 지혜가 나타나는 혼의 이 영역을 들여다봐야 (하네).” <알키비아데스 Ⅰ>

: 7:37 pm: bluemosesErudition

“예전에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할 때 아크릴에 익숙해졌어요. 유화는 마르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데드라인에 쫓기는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거든요. 그에 비해 아크릴은 마르는 시간이 굉장히 빠르고, 수채의 특성과 유채의 특성을 모두 구현할 수 있을 만큼 활용 범위가 넓어서 애용해요. 특히 사람 피부를 표현할 때 여러 색을 얇게 여러 번 겹쳐서 그리는데, 이런 표현법에는 건조가 빠른 아크릴이 제격이죠.”

“군대에서 휴가 나와있는 동안 우연히 앵그르의 화보집을 보게 되었는데 한 면 가득히 ‘신격화된 호메로스’라는 작품이 실려있었어요. 호메로스의 영향을 받은 후대의 사람들 수십 명이 등장하는 대형 작업인데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마침 제가 당시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두 읽은 시기여서 자축의 의미와 함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위대한 작가에 대한 오마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정중원)

: 7:35 pm: bluemosesErudition

유한락스 옷 변색

: 3:09 pm: bluemosesErudition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Beatles)

: 2:10 pm: bluemosesErudition

전기자동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테슬라 모터스의 대표 일론 머스크는 한동안 비즈니스계의 유행어였던 ‘단절(disrupt)’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자신은 단절을 좋아하지 않으며 기존의 것들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태인 전기차는 이미 1800년도에 상용화되었지만 당시에는 화석연료가 싸고 풍부했고, 또한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일회 충전만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42km에 불과한 탓에 최초의 전기차 회사는 몇 십 년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년이 지나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고 화석연료가 고갈위기에 있는 달라진 시대 상황에 맞물려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은 과거의 아이디어에서 ‘배터리 기술’이라는 빠진 조각을 채워 ‘재가공 및 보완’하여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 2:09 pm: bluemosesErudition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2017. 2. 18. 현재 일본 베스트셀러 2위

: 1:15 pm: bluemosesErudition

“서른살 여름, 종로 반디앤루니스 한국소설 코너에 서 있던 내 모습을 기억한다. 나는 안 되는 걸까, 한참을 서서 움직이지 못하던 내 모습을.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삶은 멀리 있었고, 점점 더 멀어지는 중이었다. 이 년간 여러 공모전에 소설을 투고했지만 당선은커녕 심사평에서도 거론되지 못했다. 그해 봄 애써서 썼던 「쇼코의 미소」도 한 공모전 예심에서 미끄러졌다. 나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튼튼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매달 갚아야 할 엄연한 빚이 있었으며 언제나 경제적으로 쫓기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가망도 없는 이 일을 계속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작가로 살아가고 싶었지만 포기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했다.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며 펑펑 울었던 적도 있다. 오래 사랑한 사람을 놓아주기로 결심한 사람처럼 울었다. … 십대와 이십대의 나는 나에게 너무 모진 인간이었다.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미워하고 부당하게 대했던 것에 대해 그때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애에게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어깨도 주물러 주고 모든 것이 괜찮아지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따뜻하고 밝은 곳에 데려가서 그 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그렇게 겁이 많은데도 용기를 내줘서,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