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날 일본을 아는 이들은, 아니 일본에 잠깐이라도 여행을 해본 이들은 일본이 전 나라가 골고루 균형있게 발전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전통이 보존되어 있고 그것을 현대의 새로움과 조화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그러한 조화가 전국에 걸쳐 있는 것이다. 전통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시니세(老舗)라 불리는 회사와 가게들이다. 현재 일본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2만여개에 이른다. 이동전화기 접는 부분에 들어가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교토의 다나카 귀금속사는 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런 회사는 물론이고 교토에 가면 음식점도 300년 넘은게 있다. 그리하여 관련 연구자들을 그런 시니세가 10만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최남단 가고시마까지 이런 기업이 들어차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는 이런 ‘전통’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70년대 일본에서는 다나카 총리가 ‘국토개조론’을 내걸어 나라 전체를 균형있게 개발하는 장기계획을 세워 시행해왔다. 이를 통해 일본은 이른바 ‘다초점 국가’로 변화되었던 것이다. 오래된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먼 앞날을 내다보는 균형잡힌 미래비전의 제시, 이것이야말로 정치가가 해야할 일인데, 한국의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당장 5년 후의 표계산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다.”
2. “일본의 신용평가조사기관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일본에는 현재 약 125만개 기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시니세로 분류되는 업체는 1만9518개(1.6%)다. 특히 역사가 200년을 넘는 업체가 938개, 300년을 넘는 업체도 435개에 달한다. 미국의 패밀리비즈니스매거진에 의하면 현재 최고령 장수기업은 호텔업을 경영하는 호시(法師)료칸으로 718년에 호시 가문에 의해 창업된 이래 현재까지 약 1292년째 경영(현 경영자 46대)되고 있다. 모노즈쿠리(もの造り)와 시니세(老舗)는 20세기 일본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다. 최근 도요타 리콜 사태로 인한 일본인들의 불안감은 오랫동안 일본인이 자부심으로 여겨왔던 ‘장인정신’이 이제 그 수명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3. “일본 기업의 특징을 설명할 때면 꼭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다. 물건을 뜻하는 ‘모노’와 만들기를 뜻하는 ‘즈쿠리’가 합쳐진 말로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뜻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