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비용(1338~1453, 영국-프랑스 백년 전쟁) 충당에서 비롯된 ’성직자 과세’ 갈등(1309~1376, 아비뇽 유수). “세속적인 것과 성스러운 것이 구별 없이 엉켜든 사태가 어떠했는지는 1323년의 사건이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 아비뇽에서 교황에 오른 요한 22세는 일찍이 프랑스 왕 필립을 도와 거짓 모함으로 성당기사단을 박해한 바있다. 그는 성당기사단을 파렴치한 범죄조직으로 매도하고 타락한 성직자들과 손을 잡아 재물을 가로챘던 것이다. 천재적인 재정 전략을 발휘하여 세속 군주들의 권력을 대체하고, 재정적 힘으로 세상에서의 권위를 내세우던 교황의 입장에서는 청빈사상을 내세우는 교파가 무척이나 껄끄러웠을 것이다. … 이미 요한 22세에 의해 파문을 당하고 그에 대응하여 교황을 배교자로 비방했던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드비히와 이단으로 몰리고 있던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손을 잡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말이었고, 이들은 교황파에 대립하는 황제파를 형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