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직의 인사이동이나 관직에 임명될 후보자에 관하여 세상에 떠도는 풍설
“양입니다. 예전에는 지극히 온순했고 먹는 양도 매우 미소했었지요. 그러던 것이 이제는 몹시 게걸스럽고 사나워져서 사람도 먹어 치운다고 들었습니다. 양들은 논밭과 가옥을 황폐시키고 마을을 강탈합니다. 귀족들과 영주들은, 아 그리고 이 나라 어느 곳이든지 가장 부드럽고 값비싼 양모가 산출되는 지역이라면 자기 조상들이 그 땅에서 받았던 지대에 만족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사회에 득이 되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나태하고 사치스럽게 사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가 없어서 이제는 적극적인 악행을 시작합니다. 경작할 수 없는 땅을 모두 없애 버리고, 목초지를 조성하기 위해 울타리를 들러 놓으며, 집을 부수고, 마을을 없애버리고, 양 우리를 사용할 건물과 교회만 남겨 놓습니다. 그리고 살림과 급랭구로 이미 국토가 낭비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듯이 이 높으신 분들께서는 모든 주거지와 경작지를 황야로 되돌려 놓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모국에 끔찍한 재앙이요, 게걸스럽고 탐욕스러운 폭식가 한 사람이 수천 에이커의 땅을 단 하나의 울타리로 둘러박아 놓습니다. 소작농들은 쫓겨나든지 아니면 속임수나 폭력이나 끈질긴 시달림에 못 이겨 자기 소유물을 팔 수 밖에 없습니다.”(36~37)
“사유 재산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현금이 모든 것의 척도인 한, 나라를 공평하고 행복하게 통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삶의 최상의 것들을 최악의 시민들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재산이 소수에게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소수는 항상 불안해하고 다수는 완전히 비참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7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