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September 4th, 2014

September 4, 2014: 11:50 pm: bluemosesErudition

“항구는 자비롭다. 항구에는 안전과 안락, 난로와 저녁식사, 따뜻한 담요, 친구들, 우리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그 강풍 속에서 항구나 육지는 그 배에 가장 절박한 위험이 된다. 배는 모든 환대를 피해서 도망쳐야 한다. 배가 육지에 닿으면, 용골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배 전체가 몸서리칠 것이다. 배는 돛을 모두 펴고 전력을 다해 해안에서 멀어지려 한다. 그러면서 배를 고향으로 데려가려는 바로 그 바람과 맞서 싸우고, 또 다시 거친 파도가 배를 때리는 망망대해로 나가려고 애쓴다. 피난처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위험 속에 뛰어든다. 배의 유일한 친구가 바로 배의 가장 고약한 원수인 것이다!”

* 허먼 멜빌(지음), 김석희(옮김), «모비딕», 작가정신, 2010.

: 11:41 pm: bluemosesErudition

“군자는 자기 완성을 위해 사고하고 지식을 추구하며 행위한다. 따라서 그의 모든 행위는 자기 완성을 떠나서 달리 동기를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옛날의 학자는 자기를 위해 공부했으나 오늘의 학자는 타인을 염두에 두고 공부한다’라고 했고 ‘인을 하는 것은 자기에게 말미암지 타인에게 말미암겠는가?’라고도 하였다. 자기 완성이라는 동기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타인이 자기를 알아주느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답지 않은가?’라고 했고 또 말하기를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치 않고 자기의 능력 없음을 근심한다’라고 했다. 군자는 철저한 爲己主義者이다. … 타인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 사는 것이며, 타인을 위해 타인의 인격을 완성시켜 주려는 마음이 일으켜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타인의 인격을 완성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이러한 이타행을 安人이라고 한다.”

* 한국동양철학회(엮음), «동양철학의 본체론과 인성론», 연세대출판부, 1990. 195쪽.

: 11:29 pm: bluemosesErudition

남의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삼가 근신한다.

: 8:15 pm: bluemosesErudition

제멋대로 한계를 설정하면 시나브로 하고 싶은 만큼 일을 하게 된다. 그러한 행태를 통제할 수 없을 때 자멸하거나 외세에 휘둘리고 만다.

: 12:31 pm: bluemosesErudition

발자크의 “‘인간희극’은 90여 편의 소설로 구성돼 있어 전문연구자도 완독하기 힘들다. 이 ‘인간희극’의 축도라고 불리는 것이 <고리오 영감>이다.”

: 11:42 am: bluemosesErudition

[주진우] 우리나라에서는 재벌 개혁을 하자고 하면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바로 나온다. 삼성이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고 반발한다.

[홍종학] 보수층이 우리나라 경제사회 시스템을 영미 국가형으로 만들었으니 재벌 개혁 역시 영미식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재벌의 영향력이 강한 시대가 있었다. 190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약 20년인데, 당시 상황이 지금 한국과 유사했다. 거대 재벌이 등장하는 1890년대 이후 미국 경제는 점차 재벌로 돈이 몰리게 된다. 그 결과, 1907년 경제위기에 직면한다. 당시 미국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재벌에 있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재벌 개혁을 논의했다. 1912년 대통령 선거의 주된 이슈 역시 재벌 개혁이었다. 윌슨 대통령은 당시 캐치프레이즈로 ‘머니 트러스트(금권신탁) 개혁’을 내세워 당선했다. JP모건이 장악하고 있는 금융자본을 손질하겠다는 것이었다.

[주진우] 윌슨 대통령의 재벌 개혁 구상은 성공했나?

[홍종학] 그는 8년간 집권했지만 결국 재벌 개혁에는 실패했다. 그 여파로 윌슨이 물러나는 1920년부터 공화당이 세 번의 대선에서 연속 승리한다. 그때 공화당에서 펼친 정책이 지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줄푸세’다. 자연히 재벌의 덩치는 커지고, 양극화는 심화됐다. 1929년 대공황도 결국 줄푸세 정책의 결과였다. 대공황 이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뉴딜’이라 불리는 대대적인 개혁 정책이 실시됐다. 대개 뉴딜 정책이 댐 짓는 사업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재벌을 완전히 분해하는 데 큰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금산분리 정책을 취했다. 그 유명한 ‘글래스-스티컬법’이다. 당시 미국 굴지의 기업들은 전부 JP모건의 통제 아래 있었다. JP모건은 은행·철강·철도·전기 등을 광범위하게 장악했다. 루스벨트는 은행법으로 이에 제동을 걸었다. 상업은행과 일반 기업을 서로 떼어놓고, 배당에 대해 세금을 물린 것이다. 은행이 일반 기업을 소유하고, 이 기업은 또 다른 기업을 소유하고 … 이렇게 사다리를 많이 쌓을수록 세금을 많이 부과했다. 뉴딜 정책과 세계대전이 맞물리면서 국가가 재벌을 통제한 결과, 미국의 재벌 시스템은 사라졌다.

[주진우] 장하준·정승일 등 일부 경제학자는 재벌 그룹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성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말이다. 금산분리 원칙까지 유예를 요구하는 듯하다.

[홍종학] 삼성 특별법에 찬성하는 경제학자들은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을 모델로 삼는다. 경영권을 인정해주고 공적인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국회에서 누가 동의하겠나. 여당에서는 동의할지 모르지만 야당으로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삼성 특별법은 엄연히 특혜법이다. 하나의 재벌, 특히 삼성그룹을 위해서 이미 세법은 많이 바뀌었다. 삼성그룹이 절세하는 방법이 밝혀지면 다른 기업이 따라하고, 이를 막으려고 법을 만들면 삼성그룹은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내는 식이다. 세법 중에서도 특히 상속세법은 거의 ‘삼성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 때문에 변화했고 삼성 때문에 만들어졌다. 삼성 특별법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논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 

: 11:29 am: bluemosesErudition

장, (프레임), 일루지오, 자본, 아비투스

: 2:22 am: bluemosesErudition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에 따르면 “자본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경제자본’은 이 중 한 가지 유형일 뿐이다. 경제자본 이외에 가정 환경이나 가정교육을 통해 개인에게 내면화된 고급스러운 취향 및 언어 능력, 인지 능력 등도 자본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보고, 이를 ‘문화자본’이라고 명명했다. … 또한 인맥관계를 활용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개인의 차별화된 입지도 ‘사회적 자본’이라는 유형의 자본 형태로 파악하였다.” “끝으로 ‘상징자본’이 있다. 상징자본이란 예를 들어 서울대 출신이나 판사, 검사, 의사 등이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누리는 명예와 위신과 같이 어떤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도록 하는 상징적인 힘(정당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보고 이를 자본의 성격으로 파악한 것이다. 결국 자본이란 지배-권력관계의 유지 수단에 이용되는 모든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어떤 특정 자원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쟁취의 대상이 될 만큼 가치가 있게 됨으로써 자본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르디외는 지배-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획득한 일체의 가치를 일컬어 자본이라 하였다.

“오늘날 부자나 학벌 좋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당당하고 권위적인 위상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를 통한 생활의 여유나 질 높은 지식의 축적이라는,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획득한 삶의 질이 그것의 실제 내용적 가치를 넘어서서 사회적 명망과 위세로 도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르디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오인된 질서가 상징적으로 재생산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 문화자본을 토대로 한 상징권력은 교육체계를 통해 기존 질서를 정당한 것으로 승인함으로써 인위적 질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상징적 질서가 행위자의 인식과 지각 구조를 지배하게 됨으로써 재생산되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인위적인 지배-권력관계가 사회적으로 승인된 권력 수단을 통해 정당한 것으로 오인’되는 과정을 지배집단의 의도로 이해하지 않고 ’지배자나 피지배자를 막론하고 개인의 의식 및 행위 도식 속에 내면화되어 아비튀스habitus로 된다’고 보았다.”

* 김현주(2013). <입시가족: 중산층 가족의 입시 사용법>. 새물결. 160~162쪽.

: 2:05 am: bluemosesErudition

좌파 측 피케티 비판은 ‘자본’의 개념정의에 쏠려 있다. 마르크스가 파악한 자본은 이윤을 산출하는 사회적 관계인데, 피케티는 주류경제학적 입장에서 자본과 자산을 등치시켜 체제내화된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정당한 논박인가, 흠집내기인가. 그들은 세계의 변혁에 눈감고서 피케티의 요지 - 세습자본주의를 제한하는 글로벌 부유세 부과 - 를 비평하고 있다. 메시야 이외는 환대를 기대할 수 없겠다.

: 12:10 am: bluemosesErudition

사랑, 화평, 희생이 없다면 나의 신앙고백은 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