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으며 일 배운다 : 훈련 연습 _ 모면하는 것이 아닌 통치하는 법
돈 받으며 일 배운다 : 훈련 연습 _ 모면하는 것이 아닌 통치하는 법
1. 비판적 실재론은 [바스카가 과학적 실천들을 분석하여 이끌어 낸 일반적 존재론을 가리키는] 초월적 실재론transcendental realism과 [초월적 실재론이 인간 과학에 대해 갖는 함의를 가리키는] 비판적 자연주의critical naturalism를 축약한 개념이다.
2. “과학은 경험되는 ‘현상’에서 그 현상을 발생시킨 실재를 찾아 나아가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과학은 ‘경험으로부터 실재로의 (사유 속에서의) 도약’으로 특징지을 수 있으며, 이 도약 과정에서 인간은 귀납과 연역뿐 아니라 가추와 역행 추론으로 불리는 다양한 사유 방법들을 동원한다. 바로 이것이 ‘과학적 방법’이며, 통계나 모델 구성이나 실험 등은 다양한 사유 방법을 경험적으로 체현하는 것들이다.”
3. “과학자들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추정하여 사유 속에 재구성한 실체들과 세상에 존재하는 실체들 자체는 구별되며 유사할 수도 있고 상이할 수도 있다. 이것은 과학적 지식을 포함한 인간의 지식이 언제나 오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그렇지만 모든 지식이 동일한 정도로 오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인식적 실천의 발전과 함께 기각・수정・발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4. “실증주의/경험주의는 기본적으로 사건과 사건간의 불변적 결합에 기초한 흄적 인과성만을 인정해 왔다. 하지만 사실상 ‘경험’은 인간의 인식 영역의 ‘범주’이며, 따라서 경험주의적 존재론은 인식의 범주와 존재의 범주를 혼동하는 범주 오류, 또는 ‘인식적 오류’에 빠져 있다. 나아가, 이러한 해석은 세계를 설명하는 데 있어 ‘왜’라는 질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요컨대 이러한 불변적 결합이 왜 발생했는지를 묻지 않는다. 바스카는 이러한 견해를 ‘인과법칙과 그것의 경험적 근거를 동일시한 것’이라 비판한다.”
5. “A에 의해 자극되었을 때 B를 산출하는 경향이 있는 그러한 자연적 기제 M이 있다면, 그리고 오직 그러한 경우에만 A와 B의 연쇄가 필연적인 것이 되며, 이때 자연적 기제 M은 A와 B의 연쇄를 설명해 주는 인과적 기제가 된다. 이러한 인과 기제 M은 경험적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다. 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존재의 층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바스카는 이를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한다. ‘경험적 영역’, ‘현실적 영역’, ‘실재적 영역’이 바로 그것이다. 예컨대, 성냥은 ‘발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경우 현실적으로 발화하기도 하며, 발화한 것들 가운데 일부는 경험적으로 관찰된다. 이것들 각각을 실재적인 것, 현실적인 것, 경험적인 것으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
6. “인과기제 M은 언제나 직접적으로 경험 속에 확인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의 실재성은 ‘물질적 사물들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실체의 능력’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곧, 존재한다는 것은 지각된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7. “해석학이 간주하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실증주의적 과학관에 기초한 구분에 불과한 것으로, 현대 자연과학은 경험주의적 방법론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8. “방법론적 개인주의는 사회 및 사회적 현상들에 관한 사실들이 오로지 개인들에 관한 사실들에 입각하여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채택하는 순간 이론가는 곤란에 처하게 되는데, 사회 분석의 기반으로서 ‘개인’을 불러내자마자, 그 ‘개인’을 설명하는 술어들이 ‘사회적인 술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속성을 가리키는 술어들은 모두 그것들의 사용에서 사회적 맥락을 전제하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을 사회 분석을 위한 최초의 시작점으로 상정하자마자 다시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개인의 행위를 재정의 할 수밖에 없는 모순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방법론적 개인주의는 인간이 어떻게 행위하는가를 설명하긴 하지만, 인간이 무슨 행위를 하며 또한 그 행위를 왜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방법론적 개인주의자들에게 인간의 이성은 욕망의 효과적인 노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 속에서 인간들이 이성적이라고 말해지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오로지 그들이 어떻게 그것을 하는가를 설명할 뿐이다. 따라서 이것은 사회학이라고 하기보다는 인간 행위학(praxiology)에 다름 아닌 것이다.”
9. “사회적 객체들에 대한 해명은 가치가 주입되어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가치를 주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그리고 원시 과학적) 견해에 대한 과학적 비판은 본질적으로 해방적 충동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어떤 일정한 허위의식, 또는 ‘허위’라고 지적할 수 있는 어떤 일정한 의식의 필연성을 우리가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의식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그것의 해소를 지향하는 행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뒤따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치의 사법화는 ‘소수자’의 보호자인 사법부가 입법/행정부를 대신해 ‘다수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수자의 최대이익은 정치과정을 통해 반영하고 그 과정에서 소외된 소수자의 최소한의 ‘권리’는 사법과정에서 보호한다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적 국가운영에 반하는 현상이다. … 자유민주주의의 국가구조를 받아들인다면, 사법부는 다수자의 횡포로부터 개인과 소수자의 권리(=보편적 가치)를 보호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하고, 다수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하여 입법부와 행정부가 어떻게 기능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처방을 내리는 ‘비민주적 역할’을 자임해서는 안될 것이다.” _ 조홍식(2009), «사법통치의 정당성과 한계», 박영사.
* 의사결정 시, 공무원이 규정 운운하는 것과 사법통치가 다를 게 뭐냐.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미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참고할 것.
1. 1923년 독일 함부르크 출생인 발터 옌스는 함부르크와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연구하였다. 소설가로서 <47그룹> 회원이자, 1956년부터 1988년까지 튀빙겐 대학교 고전문헌학 및 수사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저서로는 『문학사를 대신하여』,『현대독일문학』, 아내 잉에 옌스와 공동집필한 방대한 전기『토마스 만의 부인』 등이 있다.
2. “그러나 유다는 거역하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그는 구약의 예언이 성취될 지 않을 지가 자신에게 - 오직 자신에게! -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어서 행하여라! 말씀하셨을 때, 작은 움직임이었을지라도 고개를 끄떡이는 대신 머리를 흔들었더라면 하느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유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는 꼭 해야 할 일을 한 것입니다.가리옷 유다를, 그리스도를 위해 죽은 순교자의 대열에 넣으려고 하는 저의 청원은 이러한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오늘날까지 믿고 있는 것처럼 유다가 만일 정말로 배신자였더라면, 그는 병사들을 예수께로 데려가 고개를 끄떡이는 것으로 예수님을 팔아넘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서에는 그런 기록이 없습니다. 숨어서 손짓하는 대신 포옹을, 말없는 신호 대신 키스를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키스야말로, 그 순간까지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임무를 철저하게 이행한 한 남자가 예수를 사랑했었다는 증거였던 것입니다.” _ Walter Jens(1975[2005]). 박상화(역), «유다의 재판: 가리옷 유다의 시복諡福재판에 관한 보고서», 아침.
3. 성서의 특정 부분을 발췌하여 자의적 견해를 옹호하는 싸구려 논증에 주목하는 까닭은, 뭇 신앙의 이유가 결국 자신의 변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