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November 24th, 2016

November 24, 2016: 10:59 pm: bluemosesErudition

김상혁(1979~ )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계간지 <세계의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한다. 그리고 첫 시집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를 펴낸다. 이 젊은 시인에 대해 내가 아는 바는 이게 전부다. 나는 이 시인을 만난 적이 없다. 프로필 사진을 보면 그는 짧은 머리를 하고,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젊은이다. 우리가 서른네 살의 젊은 시인에 대해 좀 더 알려면 그 시를 보고 유추해볼 수밖에 없다. “내가 죽도록 훔쳐보고 싶은 건 바로 나예요”(〈정체〉)라는 구절에 얼핏 드러나는 자기애, “똑같아지려고 교회를 다닙니다”(〈홍조〉)가 말하는 교회 소년,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돌이킬 수 없는〉)가 보여주는 내향주의적인 소심함, “여자들만 남은 가정에서는 흔히 작은 슬픔 같은 건 금지되곤 한다”(〈학생의 꽃〉)가 암시하는 부성 부재가 또렷한 가정 따위. 그러나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시의 화자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재주를 가졌기 때문이다. “귀신은 제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때만 자기 정체를 안대./사육장과 게양대 사이에 앉아서 나는 이 이야기를 지어냈다.”(〈유전〉) 시를 빌려 고백하는 그의 비밀들은 그의 상상 세계가 만들어낸 가공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가 그려내는 상상 세계는 괴이하고 야릇하다. 그것은 부어오른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게우는 짓무른 뱀들, 꼬리를 갖고 싶은 아이들, 여자가 되고 싶었으나 그 욕구를 오로지 제 침대에게 털어놓는 남학생의 도착적 욕망들로 이루어진 세계다. _ 글 장석주

: 10:30 pm: bluemosesErudition

실재계의 일부를 상징계로 포섭하는 언어의 노작

: 7:29 pm: bluemosesErudition

“오인이라는 말은 상상계의 정신적 메커니즘을 지칭하면서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썼던 말이다. 이것은 일종의 말장난처럼 만들어진 말이기도 하다. 프랑스어로 오인은 méconaissance라고 쓴다. 라캉은 이 말을, ‘나를’을 뜻하는 me와 인식이나 의식을 뜻하는 conaissance로 분리시킨다. 즉 두 마디가 따로 떨어져 있으면 자기의식이고 하나로 합해져 있으면 오인인 셈이다. 이런 조작을 통해 라캉은 자기의식을 뜻하는 므-코네상스me-conaissance는 결국 착각이나 오인에 불과한 것, 곧 메코네상스méconaissance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기의식self-consciousness, Selbstbewußtsein이란 헤겔 철학에서 맹활약했던 유서 깊은 용어이다.”

: 7:26 pm: bluemosesErudition

창작에 앞서 연표와 개념을 숙지한다. 그래야 사유와 어휘가 깊고 넓어진다.

: 2:24 pm: bluemosesErudition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는 시기면 침식을 잊는다.” 민음사 출판본, 전 5권.

: 1:54 pm: bluemosesErudition

“지난 20년 동안 역대 최고 불수능은 1997학년이었다. 만점이 200점에서 400점으로 바뀌면서 전국 1등이 373점이었고, 350점만 받아도 전국 100등이 될 정도였다. 이후에도 불수능은 자주 있었다. 2002학년도 수능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을 정도였다. 불수능 기조는 2008학년까지 지속되었고, 이후 8년이 지난 2010학년도에야 처음으로 만점자가 다시 배출되었다.”

: 1:45 pm: bluemosesErudition

“결국 사회학이 탐구해야 하는 최종 영역은 그 사회의 마음”(마음의 사회학), “기왕의 가치와 열망의 체계들이 충격적으로 와해되는 체험”(파상),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 스스로를 인지하고 있는 주체가, 자신의 주권이 훼손되고 부정되고 손상되는 일련의 체험들 속에서 느끼는 마음의 부서짐”(주권적 우울) _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처음으로 ‘헌법 제1조’라는 노래가 불렸어요. ‘내가 주권자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한 겁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광장으로 몰려나온 사람들은 ‘내가 주권자다. 국가 비상사태에선 주권자인 나의 의사 표시가 중요하다’고 선언한 이들입니다. 그런데 촛불항쟁이 끝난 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까지 이들 시민·국민은 아무리 말해도 권력이 안 듣는다는 것, 변화도 반영도 없다는 것에서 오는 무력감에 시달렸습니다. 2004년에 등장했던 주권자들의 발랄함은 사라지고 애도하는 주체들로 변했습니다. ‘주권적 우울’이란 말은 이런 사태를 개념화하려는 시도입니다.”

김홍중은 “앞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조용기 목사에 대한 연구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청년 세대들에 대한 현장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자가 지금 우리 앞에서 부서지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건설됐는지를 탐구하는 작업이라면, 후자는 생존경쟁에 내몰린 청년세대가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작업이다.”

: 1:25 pm: bluemosesErudition

“광양시와는 백운산 학술림을 두고 5년째 분쟁 중이다. 광양시는 서울대가 법인화 이후 더 이상 국립대가 아닌 만큼 국유지인 백운산을 점유하기보단 일반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의 미사용 부동산 지방세 추징예상액은 법인화 이후 총 354억원, 앞으로 매년 내야 할 세금은 약 23억원에 달한다. 세금 문제 해결을 위한 법인화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 1:11 pm: bluemosesErudition

한 치의 부끄러움도 있어선 안 된다.

: 12:18 pm: bluemosesErudition

숨은 신이라 불릴 만한 형이상학적 신념들은 우리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 “우리 눈앞에 다양하게 흩어진 사태들이 있다. 그것들을 나누고 모아서 하나로 꿰어진 설명을 만들어낼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 사태를 이해하였다고 믿는다. 즉 현전하는 사태들에 대한 그럴 듯한, 믿을 만한 설명을 꿰어서 체계적으로 만들어낼 때에라야 만족에 이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신념의 체계’다. 과학도, 철학도, 종교도, 예술도 이러한 체계들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런데 철학이 하는 일은 하나 더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념의 체계들이 잘된 것인지 검토하는 것이다. 철학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을, 신념의 체계들을 음미한다.” _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