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arch 31st, 2017

March 31, 2017: 9:31 pm: bluemosesErudition

외부 시선과 내부 처우의 괴리. 판단이 흐릿하고 책임을 회피하나 본인은 앞세우는 이들에 둘러싸임. 모래성 쌓기와 허공을 가르는 싸움을 그만두고, 미지의 영역을 찾아나설 것

: 3:07 pm: bluemosesErudition

수박이 아닌 것들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얼어붙은 강, 누군가와 마주 잡은 손의 온기, 창문을 꼭꼭 닫아놓고서 누운 밤, 쟁반 가득 쌓인 귤껍질들이 말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여름은 창을 열고 나를 눅눅하게 만들기를 좋아한다 물이끼처럼 자꾸 방 안에 자라는 냄새들이, 귤 알갱이처럼 똑똑 씹히는 말들이 혓바닥에서 미끄러진다 곰이 그 위에 누워 있다

동물원 우리에 갇힌 곰이, 수박을 우걱우걱 먹어치우던 곰이 나를 쳐다본다 곰에게서 침 범벅의 수박물이 떨어진다 여기가 동물원이 아니라 내 방이라는 것을 알아갈 때쯤, 나는 혼자 남아 8월을 벗어난다

그러니까 수박이 아닌 것들을 좋아한다 차가운 방바닥에 눕는 것을 좋아한다 피가 나도록 긁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들이 땀띠처럼 늘어난다 그러니까 나는 이 여름을 죽도록 좋아한다

햇빛이 끈질기게 커튼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잎사귀의 뒷면과 그늘 사이를 벌려놓는다 먹다 남긴 수박껍질에 초파리가 꼬인다 나는 손을 휘휘 저으며 그림자를 내쫓는 중이다 쌓인 빨래더미 위에, 식은 밥그릇 위에 고요가 내려앉는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종아리에 털들이 자라나는 걸, 머리카락이 뺨에 들러붙는 걸, 화분의 상추들이 맹렬하게 죽어가는 걸 여름은 내내 지켜보고 있다 좋아한다 좋아한다 쏟아지는 말을 주워 담을 수가 없다

_ 한연희, <수박이 아닌 것들에게>, 2016 창비신인시인상

: 2:15 am: bluemosesErudition

“최근에 유명한 사람들, 잘 아시는 스티븐 호킹도 비판했고 그 다음에 (…) 테슬라라는 회사의 사장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은 뭐라고 그랬냐면 ‘인공지능은 악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은 사람이 악마를 불러들이는 거다’라고 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에 의해서 인간이 멸종할 것이다, 이 정도로 강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지금 나타났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AI가 악마다’, 이것은 좀 과한 것 같습니다. (반면) 알파고를 만들어낸 하사비스, 구글의 딥마인드의 CEO는 (…) 뭐라고 그랬냐면 ‘일론 머스크가 얘기한 건 턱도 없다, 한참 한참 뒤에도 그런 일이 있을까 말까 나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굉장히 동의합니다.”(홍대식)

: 1:58 am: bluemosesErudition

“망설이면 품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