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기억은 원본의 복원이 아니다. 기억은 마지막 사본의 회상이다.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기억은 원본의 복원이 아니다. 기억은 마지막 사본의 회상이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에 소재한 민족의 전당, 바이에른 왕국 루드비히 1세 재위 기간 축조(1830~1842), “전사한 고대의 영웅들을 발할라로 인도하는 오딘의 시녀 발키리”
Nicolae Ceauşescu: Kiss The Hand that You Cannot Bite
1989년 총살된, 전 루마니아 대통령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인구 정책 “한 미치광이의 공상 속에 2천만명이 사는 나라”
2016년 재평가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민의 66%가 차우셰스쿠 시절을 호도하였고, 그 비율은 상향되고 있다. 왜일까. “예전에는 공평히 고통을 분담했는데, 이제는 본인의 재산에 따라 겪는 고통이 달라”졌기 때문에.
예수께서 그 눈먼 사람의 손을 붙드시고, 마을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 두 눈에 침을 뱉고, 그에게 손을 얹으시고서 물으셨다. “무엇이 보이느냐?” 그 사람이 쳐다보고 말하였다. “사람들이 보입니다.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 다니는 것 같습니다.”(마가복음 8:23-24)
눈은 렌즈일 뿐, 뇌로 인식한다. 심봉사의 개안 장면은 순 거짓말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기억하자. 그리고 꿈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_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본에 살던 고양이가, 자신의 집에 오는 사람들을 관찰해 남긴 일기를 묶은 책”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어느 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_ 문학집배원 나희덕의 <유리병 편지> 72~73쪽에 수록된 윗 글이, 올해 가장 늦게 읽은 시